[ 송형석 기자 ]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이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철저한 차별화 전략을 써야 합니다. 인프라 투자에 집중한 맥쿼리나 중소형주 펀드에 특화한 알리안츠GI자산운용처럼 경쟁자가 적은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승산이 있습니다.”
정회동 KB투자증권 사장(56·사진)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금융투자회사 CEO의 비전과 나눔’ 강연을 한양대에서 하고, ‘글로벌화’와 ‘차별화’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그는 “금융투자회사들의 글로벌화가 시급한 것은 분명하지만 덜컥 해외에 지사부터 차리는 방식으로는 현지 시장에 자리잡은 터줏대감들을 이기기 어렵다”며 “현지 기업과의 합작, 지분투자 수준에서 사업을 시작해 단계적으로 공략 범위를 넓히는 장기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에 ‘생산적 실패’를 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정 사장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해외 진출 초기에는 무수히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며 “금융투자회사들도 해외에서 실패를 거듭하면서 한층 실력이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유망 분야를 묻는 한양대 학생들의 질문에는 “해외 투자은행(IB) 부문”이라고 답했다. 정 사장은 “IB, 특히 해외 IB는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성과를 내지 못한 미개척지”라며 “일은 힘들지만 다른 부문에 비해 새로운 기회가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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