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내 경기 美 관련 하방위험 우세"

입력 2013-11-14 11:04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현재의 2.50%로 동결한 주요 배경으로 미국 관련 불확실성을 꼽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11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앞으로 세계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으나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의 여건변화 가능성, 미국 정부의 예산안 및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싼 불확실성 지속 등이 성장의 하방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지난달 통화정책 결정 이후 미국은 일부 경제지표의 개선추세가 일시적으로 주춤했으나 경기가 회복기조를 유지했다. 유로 지역에서는 경기부진이 미약하게나마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신흥시장국은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회복되는 움직임을 이어갔다.

국내 경기는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내수 관련 지표가 일시 부진했으나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면서 경기는 회복세를 지속했다. 고용 면에서는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50세 이상 연령층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앞으로 '국내총생산(GDP) 갭'은 상당기간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하겠으나 그 폭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GDP 갭은 잠재 GDP와 실질 GDP의 격차로 마이너스 상태는 경기침체를 의미한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 경기는 세계 경기의 개선과 대내외 불확실성의 축소 등으로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그러나 성장경로에 있어서 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미국 정부의 예산 및 부채한도 협상 관련 불확실성 등 하방위험이 우세하다"고 전망했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및 석유류 가격의 하락폭 확대 등으로 전월의 0.8%에서 0.7%로 소폭 낮아졌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1.6%를 유지했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무상보육 정책 등에 의한 하락 효과, 국제곡물가격 하향 안정세 등으로 당분간 낮게 유지될 것으로 봤다.

주택시장의 매매가격은 수도권에서 상승세로 전환됐으며 지방에서는 오름세가 소폭 확대됐다. 전세가격은 수도권에서 전월 수준의 높은 상승세를 지속했고, 지방에서도 상승폭이 확대됐다.

금융시장은 미국의 재정관련 협상 타결과 양적완화 축소 지연 기대의 변화에 영향을 받아 움직였다. 주가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흐름의 변화와 함께 크게 상승한 후 다시 하락했다. 환율은 경상수지 흑자 지속에 따른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최근 반등했다. 장기 시장금리는 좁은 범위 내에서 등락한 후 상승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해외 위험요인의 전개 상황 및 영향에 유의하고 기준금리 인하 및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정부 경제정책의 효과를 점검할 것"이라며 "저성장 지속으로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범위 내에서 유지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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