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장진모 기자 ] “미국 경제는 여전히 중앙은행(Fed)의 도움이 필요하다.”
재닛 옐런 차기 Fed 의장 내정자는 13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9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Fed 의장에 지명된 뒤 공식석상에서의 첫 발언이라는 점에서 향후 옐런 내정자가 이끌 Fed의 통화정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의미 깊은 발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옐런 내정자는 서면 답변에서 Fed가 완전고용과 물가안정 두 가지 책무 모두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실업률(10월 7.3%)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 이는 고용시장과 경제 성장이 잠재성장률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또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목표치 2% 아래에 있으며 상당 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Fed가 경기회복을 위해 통화정책 수단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이나 자산가격 거품이 우려되는 만큼 양적완화를 조기 중단해야 한다는 ‘매파’와 공화당 측의 비판을 일축한 것이다.
옐런 내정자는 이어 “경기가 더 강하게 회복돼야 Fed가 채권매입 프로그램 같은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에 의존하는 것을 중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경기를 부양하는 게 정상적인 통화정책으로 돌아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했다.
그가 통화정책과 관련해 새로운 신호를 던져준 것은 아니지만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채권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결정은 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Fed가 단기간 내에 양적완화를 축소하지 않을 것임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짐 오슬리반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옐런의 발언은 확실히 비둘기파 논조였다. 양적완화 축소가 임박했다는 힌트는 전혀 없다”고 해석했다.
시장참여자들은 오는 19일 벤 버냉키 Fed 의장의 국가경제클럽 연설과 20일 공개되는 10월 FOMC 회의록 등에서 12월 양적완화 축소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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