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 무색…아베노믹스 약발 떨어졌나

입력 2013-11-14 21:06   수정 2013-11-15 04:53

日 3분기 성장률 연율 1.9%…1·2분기의 '반토막'

신흥국 침체로 수출 악화…15개월 연속 무역적자
소비자 물가지수도 떨어져 '디플레 탈출' 먹구름



[ 도쿄=안재석 기자 ]
일본의 올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1%대로 급락했다. 연율 기준으로 4% 안팎을 오르내리던 지난 1, 2분기에 비해서는 반토막 수준이다. 엔화 가치 하락에도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은 것이 성장률 하락의 주요 배경이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가 한계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5% 증가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1.9%에 해당한다. 올 들어 가장 나쁜 성적이다.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연율 4.1%와 3.8%를 기록했다.

3분기의 부진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다. 시장의 전망치는 연율 1.7%에 불과했다. 실제 발표치는 오히려 예상을 약간 웃돌았다. 불안 조짐은 수출 부문에서 일찌감치 감지됐다. 일본의 지난 9월 무역수지는 9321억엔 적자였다. 적자는 작년 7월 이후 15개월 연속으로 사상 최장 기록이다. 이로 인해 올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상반기(4~9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도 4조9891억엔으로 불어났다.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재무성이 발표한 9월 수출수량지수도 91.6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 낮아졌다. 지수가 하락한 것은 6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일본의 최대 수출처인 아시아시장 지수 하락 폭은 4.0%에 달했다. 신흥국 시장의 경기 둔화가 엔저(低) 효과를 반감시킨 것이다.

내수를 지탱하는 가계소비가 그나마 플러스를 유지하며 성장률 하락 폭을 줄였지만 그마저도 지속 가능성에 물음표가 달린다. 일본 소비자들의 경기 판단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10월 소비자태도지수는 41.2로 전달 대비 4.2포인트 낮아졌다. 하락 폭은 동일본 대지진이 터진 직후인 2011년 4월(5.3포인트) 이후 2년6개월 만의 최대치다.

일본 정부는 부정적 여론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상은 3분기 경제성장률 결과가 나온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기업들이 올겨울 보너스를 예년보다 많이 지급할 것으로 답하는 등 임금 상승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경기가 선순환에 접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장률에 대해서도 직전 분기 대비 반토막난 수치보다 4분기 연속 플러스 행진을 한 것에 방점을 찍었다.

일본 정부의 기대와 달리 아베노믹스에 대한 외부의 시선은 조금씩 차가워지는 추세다. 아베노믹스가 전면에 내세운 ‘디플레이션 탈출’이라는 목표 자체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 9월 일본의 근원소비자물가지수가 한 달 전에 비해 0.2% 떨어지며 두 달 연속 하락한 것이 대표적인 불안 징후다.

일본의 평균 임금이 16개월 연속 내림세를 타고 있는 것도 물가 상승세를 점치기 힘든 요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15년 4월까지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목표에 대해 일본은행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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