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3]"게임중독법 반대" 퍼포먼스·날선 비판 잇따라

입력 2013-11-15 15:18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2013'에서 '게임중독법'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현장에서는 '중독법 반대를 위한 서명 운동'도 한창 진행 중이다.

15일 '지스타 2013' 행사장인 부산 벡스코 야외무대 앞에서는 '중독법 반대를 위한 서명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옛 한국게임산업협회) 주도로 시작된 이 서명 운동은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서명 운동은 전날 정오부터 시작해 지스타 기간인 오는 17일까지 계속된다. 서명 운동 첫날에만 1400명이 참가했다. 온라인에서는 26만명 이상이 서명을 마쳤다.

전날 야외무대에서는 수 십명의 청소년들이 모여들어 게임중독법 반대를 외치며 군무를 췄다. 이 플래시몹은 페이스북에서 '흐켱'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게임을 도박, 마약, 알코올 등과 함께 '4대 중독'으로 규정한 이른바 '게임중독법(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 발단이 됐다.

국내 게임 개발자들도 지스타에서 '게임중독법'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음의 메인 작품인 '검은사막'을 개발한 김대일 펄어비스 대표는 "중독법이 성립되려면 중독물질에 대한 규정과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는 오히려 역차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학술적, 과학적인 연구자료를 갖고 논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원 띵소프트 대표이사는 "중독이란 말 자체를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1997년부터 2004년까지 넥슨에서 대표이사 및 개발총괄자로 재직하며 '바람의 나라', '카트라이더' 등 인기 게임을 배출했다.

정 대표는 "게임은 도박, 마약, 술과 달리 자신의 의지대로 얼마든지 그만 둘 수 있고, 게임의 수명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외산게임 라이엇 LoL게임의 국내 PC방 점유율 40% 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게임규제는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지스타를 찾은 해외 게임 개발자들도 '게임중독법'에 우려를 표했다.

맷 힉비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 '플래닛사이드2' 디렉터는 "한국에서는 비디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범죄로 이어지는 비율이 매우 낮아 흥미롭다"며 "비디오 게임이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얘기할 때 한국 사례를 꼭 꼽는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수석 게임 디자이너는 "내가 알기로는 미국에는 게임 규제가 없다"며 "게임 업계와 게이머들이 잘 맞춰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독일은 한국 게임업체들에게 '이전'을 권유하기도 했다. 독일의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NRW) 연방주는 전날 '한·독 게임산업 세미나'를 열고 한국 게임사들이 독일에 와서 게임을 개발할 경우 최대 1억4200만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남경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회장은 "청소년들이 게임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문제가 분명히 있다"면서도 "게임을 마약, 도박, 수로가 같은 선상에 올려놓는 것은 동의할 수 없고, 폐해를 스스로 줄여나갈 수 있는 방안을 통해 좋은 타협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부산=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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