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다가오니…시중은행, 아파트 경매 '속도전'

10월 1458가구 경매로 내놔
월 평균보다 200개 많아
재무건전성 높이기 나선 듯


[ 문혜정 기자 ] 시중은행들이 경매를 신청한 전국 아파트 물건이 지난달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15일 법원 경매 정보업체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제1금융권(은행)이 전국 법원에 신청한 아파트 경매 물건은 총 1458가구로 전체 경매 아파트(5016가구)의 29.1%를 차지했다. 올 들어 은행들이 경매를 신청한 월 평균 아파트 수보다 200가구가량 늘어난 수치다.

부동산태인은 은행들이 4분기에 접어들면서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부실채권 정리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전세난을 피해 실수요자들이 대거 경매시장에 들어온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은행의 채권 회수 여건이 좋아진 것이다.

실제로 아파트가 첫 입찰에 부쳐진 뒤 최종 낙찰까지 걸리는 기간은 점점 단축돼 지난달 54일로 연중 최단 기간을 기록했다.

반면 전국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83.03%로 올해 최고점인 지난 6월(81.15%) 수준을 넘어섰다. 은행들이 더 많은 채권을 더 빨리 회수하고 있는 것이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입찰자 입장에서도 은행들의 아파트 경매 신청이 늘어나면 선택폭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제1금융권에서 담보대출을 받은 아파트는 대부분 대단지여서 시세가 명확히 형성돼 있어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높다”며 “연립이나 빌라, 나홀로 아파트 등 시세 파악이 어려운 물건에 비해 담보 가치도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몇 년간 제1금융권이 경매를 신청한 전국 아파트 물건은 감소 추세였다. 2008년 4만1554가구를 정점으로 2010년 2만6518가구, 2012년 1만3679가구 등으로 점점 줄었지만 올 들어서는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 팀장은 “연말 이후 우량 아파트 물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실수요자들은 경매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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