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아일랜드와 스페인이 트로이카 구제금융 체제에서 벗어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 나라 모두 자생적 회복을 강조한다는 차원에서 ‘크레디트 라인(정해진 한도 내에서 자금을 수시로 빌리고 갚는 신용공여제도)’은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는 “오는 12월15일부로 트로이카의 구제금융 체제를 공식 마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일랜드는 자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내년엔 4.8%, 2015년엔 EU 기준인 3%보다 낮은 2.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로써 아일랜드는 트로이카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유로존 5개국(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키프로스) 중 먼저 자력으로 구제금융 체제에서 벗어나게 됐다. 아일랜드는 2010년 부동산 거품이 터지면서 자국 내 은행들이 주저앉자 85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지난해 7월 400억유로의 구제금융 자금을 받은 스페인도 내년 1월 트로이카의 구제금융 체제가 종료될 예정이다. 스페인의 지난 1~8월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4.8%였으며, 올해 연간으로는 GDP 대비 6.5%를 목표치로 잡고 있다.
하지만 아일랜드와 스페인의 이 같은 행보가 무조건적인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막대한 정부부채와 높은 실업률 때문이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2분기 아일랜드와 스페인의 정부부채 규모는 각각 GDP 대비 125%, 93%다. 또 3분기 아일랜드의 실업률은 14%, 스페인은 26%에 달한다. 유로존 평균 실업률은 12%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