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무임승차자 214만명 이상 보험료 부과 방안 추진

입력 2013-11-17 16:19  

106㎡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1600cc 소형 자동차를 보유한 65세 은퇴자 홍모 씨는 매달 연금 250만원을 타지만 직장에 다니는 자녀의 피부양자로 등록돼 건강보험료를 한푼도 내지 않는다.

반면 63세 박모 씨는 주택 규모, 연금 소득이 홍씨와 같고 더 작은 자동차를 갖고 있는데도 자녀가 실직 상태여서 월 16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다.

홍씨처럼 상당한 소득이 있으면서도 직장가입자의 가족 자격으로 보험료를 한푼도 물지 않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214만명 이상에 건보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내년부터 추진된다. 또 소득과 재산이 거의 없는 지역가입자는 3000∼4000원씩 정액보험료만 물리는 방식도 함께 논의된다.

17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보공단의 보험료부과체계개선기획단(부과체계개선단)은 이런 내용을 담은 '소득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방안'을 잠정 결정했다.

부과체계개선단은 국세청 등으로부터 국민의 소득자료를 추가로 확보해 세부 시뮬레이션을 거쳐 다음달까지 개선방안을 확정해 복지부에 제시할 계획이다.

이번 소득 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방안은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쇄신위원회가 마련한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선안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부과체계개선단은 작년 개선안에서 출발해 ▲ 소득에만 보험료 부과 ▲ 소득 기준으로 부과하고 간접세 방식 추가 ▲ 소득 기준으로 부과하고 소득 파악 안 되는 가구에 기본(정액) 보험료 부과의 세 가지 방식을 집중 검토한 후 세 번째 방식을 개선방안으로 잠정 결정했다.

부과체계개선단의 잠정안은 현재 직장과 지역으로 나눠진 부과체계를 소득 기준으로 단일화 하고 파악 가능한 모든 소득에 원칙적으로 보험료를 매기는 것이다.

이 경우 지금까지 보험료를 매긴 근로소득, 사업소득, 일정 금액 이상의 금융·연금소득 외에 퇴직·양도·상속·증여소득, 일용근로소득, 4천만원 미만 금융소득에 이르기까지 모든 파악 가능한 소득에 보험료가 부과된다.

부과 대상 소득의 범위를 넓히는 대신 보험료율(현재 5.89%)을 낮춰 근로소득 위주의 중산층 이하 직장가입자는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지 않게 하는 보완장치도 함께 제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직장가입자의 부모나 형제자매 자격으로 보험료를 내지 않고 있는 '피부양자' 가운데 소득이 있는 경우라면 새로 보험료를 내게 된다.

지난해 기준 피부양자 2012만명 가운데 각종 연금과 4000만원 이상 금융소득 등 건보공단이 파악 가능한 소득자료가 있는 피부양자는 214만명에 이른다.

만약 국세청과 건보공단의 소득자료 공유가 확대, 4000만원 미만 금융소득이 파악된다면 보험료가 부과되는 피부양자는 이보다 훨씬 많아질 수 있다.

부과체계개선단은 또 지역가입자의 세대원 수와 나이, 전월세 보증금, 자동차 등에는 보험료를 매기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소득이 없거나 파악이 안 되는 저소득 지역가입자 세대에는 지역가입자 최저보험료 수준(현재 3천450원)만 부과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이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430만세대에 이른다. 다만 건보공단과 국세청의 소득공유가 확대되면 이 수는 줄어들 수 있다.

부과체계개선단의 잠정안을 지난해 기준 가입자에 적용하면 전체 직장가입자의 7.3%, 지역가입자의 10.3%는 보험료가 올라가고 나머지는 보험료가 내려가게 된다.

직장가입자의 가족 중 소득이 있는 214만명 이상은 보험료를 새로 부담해야 한다. 특히 건강보험 '무임승차자', 즉 소득 있는 피부양자에는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은 개선단이 그간 검토한 세 가지 방식에 동일하게 들어 있어 정부의 검토를 거쳐 실제 제도에 반영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복지부는 부과체계개선단의 잠정안은 초기단계의 논의결과여서 실제 제도의 골격이 결정되기까지는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욱 건강보험정책국장은 "부과체계개선단이 연말까지 논의 결과를 보고하면 복지부가 제도 개선방안을 다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소득 기준 보험료 부과는 지금까지 체계를 대수술하는 문제여서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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