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도 응원 메시지 보내
[ 남윤선 기자 ] “악당 리들러와 펭귄이 여성을 납치했어요!”
지난 15일 고담(샌프란시스코)시 경찰에게 긴급 신고가 접수됐다. 악당들에게 속수무책이었던 경찰은 배트맨에게 구조를 요청했다. 현장에 급파된 도시의 영웅 배트맨과 그의 파트너 ‘배트 키드(bat kid)’는 인질로 잡힌 여성을 구해내고 범인을 검거한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이날 배트 키드로 등장한 주인공은 다섯 살 마일스 스콧. 스콧은 18개월부터 백혈병을 앓아왔다. 그의 소원은 배트맨이 돼 세상을 구하는 것. ‘메이크어위시(make a wish)’ 재단과 샌프란시스코시는 소년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지역 언론은 실제로 악당들이 도시에 출연했다는 보도를 했다. 그날만은 ‘고담시 경찰서장’ 명찰을 단 그레그 서 샌프란시스코 경찰서장이 직접 배트맨에게 구조를 요청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메시지를 보내 “범인을 잡아달라”고 했다. 스콧은 배트맨 옷을 입고 특별 제작된 ‘배트맨 차’를 타고 출동했다. 스콧은 길거리에서 묶여 있던 여성을 구했고, 악당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시 검사는 정식으로 리들러와 펭귄의 기소장을 작성했다.
수천명의 시민은 거리로 나와 영웅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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