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까지 1조원 투자 계획…"복직도 실적 따라 단계적으로"
[ 최진석 기자 ] 쌍용자동차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이하 마힌드라그룹)가 인도 본사를 찾은 한국 국회의원들을 향해 해고자 복직 요구 등 정치적 외압을 중단해 줄 것을 정식 요청했다. 또 섣부른 해고자 복직은 재무구조가 취약한 쌍용차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7일 마힌드라그룹에 따르면 아닌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과 파완 고엔카 쌍용차 이사회 의장은 지난 11일 인도 본사를 찾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홍영표·은수미 의원(이상 민주당), 심상정 의원(정의당), 권영순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을 만나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마힌드라 회장은 이 자리에서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선 정치권의 기업 흔들기가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가 성장하고 있지만 그룹의 장기 비전을 이루기 위해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쌍용차가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고엔카 의장은 “마힌드라 인수 이전인 2009년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복직은 비즈니스 상황과 영업 개선을 바탕으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추가 고용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100(프로젝트명)’ 생산이 시작되는 2014년 말에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고엔카 의장은 그러나 “충분한 영업 실적을 동반하지 않고 정치적 외압에 의해 추가 고용을 앞당기는 것은 쌍용차 회생에 심각한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 경우 2009년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09년 1월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차는 그해 8월 노사 협상을 통해 전체 인력의 36%인 2646명을 감원했다. 쌍용차는 지난 3월 당시 무급휴직한 455명을 복직토록 했고, 희망퇴직자 1904명은 생산량 증가에 맞춰 단계적 복직 계획을 마련 중이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정리해고자 159명을 포함한 전원 조기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마힌드라 본사 방문에서도 “쌍용차의 빠른 비즈니스 상황 개선으로 2009년 해고 노동자의 조기 복직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
마힌드라그룹은 국회의원들에게 쌍용차에 대한 추가 투자계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고엔카 의장은 “쌍용차가 2017년까지 3~4년에 걸쳐 X100을 제외한 3개의 신차를 개발하기 위해 1조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마힌드라도 필요할 경우 쌍용차에 추가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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