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간판 떼는 삼성코닝 직원들 "위로금 5억씩 달라"

입력 2013-11-17 21:17   수정 2013-11-18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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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고용 보장에도 "상실감 보상하라"
노조·비상대책위 결성해 회사 압박
삼성 "작년 번 돈보다도 많이 달라니…"



[ 김현석 기자 ]
삼성코닝정밀소재(삼성코닝) 직원들이 회사 측에 1인당 5억원, 총 2조원 규모의 위로금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이 미국 코닝에 팔기로 한 뒤 회사 측에서 정년까지 고용 및 현 수준의 급여·복리후생을 보장키로 했지만, ‘상실감을 보상하라’며 노동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압박하고 있다.

5억원은 SK하이닉스 롯데하이마트 등 과거 기업 매각시 직원에게 주던 위로금의 50~100배에 달한다. 2조원이 넘는 위로금 지급을 두고 노사 간 갈등이 고조되면 삼성과 코닝이 체결한 매각 계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1인당 5억 위로금 달라”

지난 14일 노조설립 신고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삼성코닝 노조의 신영식 위원장은 “그동안 ‘삼성’ 브랜드를 보고 입사해 일해왔는데, 내년부터 ‘삼성’ 직원이 아니라는 상실감이 너무 크다”며 “회사 이익잉여금 6조원, 올해 이익규모 1조5000억원 등을 따져 1인당 5억원의 위로금을 요구했다”고 17일 말했다.

삼성코닝 직원 비대위의 김기환 위원장도 “삼성의 브랜드 가치에 걸맞은 적법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달 23일 삼성코닝 주식 42.45%를 코닝 측에 팔고, 대신 코닝의 전환우선주(지분 7.4% 상당)를 받는 방안을 발표했다. 내년 1월 말 거래가 끝나면 삼성코닝은 삼성과 코닝의 합작사에서, 코닝의 100% 자회사가 된다.

갑작스런 매각에 놀란 직원들은 발표 나흘 만인 지난달 27일 비대위를 구성했다. 회사 측은 직원 동요를 막기 위해 비대위와 협의해 △전 직원의 정년까지 고용 보장 △현 수준의 복리후생·성과급 보장 △원하는 모든 직원의 삼성 계열사 전배를 약속하고 합의문을 써줬다.

그러나 문제는 위로금이었다. 비대위가 1인당 5억원의 위로금을 요구한 것. 직원수 4271명(2012년 말 기준)을 감안하면 총액이 2조1000억원에 달한다. 회사 측은 위로금만 5000만원을 제안하고 처우 등 다른 제안은 모두 비대위 측 요구를 수용했다. 이에 비대위가 위로금을 소폭 낮출 조짐을 보이자, 일부 직원들은 이탈해 노조까지 세웠다. 이들은 아산공장 곳곳에 ‘최고 보상’, ‘무한 고용 보장’ 등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김영민 삼성코닝 상무(기획팀장)는 “매각 등 회사에 변화가 생길 때 직원들에게 위로금을 준 사례가 있지만, 수억원을 준 예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했을 때 직원 1인당 400만원가량을 줬으며 롯데가 작년 하이마트를 인수했을 때도 1인당 483만원을 성과급 명목으로 지급했다. 삼성이 2011년 아이마켓코리아인터파크에 팔았을 땐 1인당 평균 3600만원(기본급의 15~22개월분)을 줬다.

회사 측은 당초 오는 20일까지 타 계열사 전배 신청을 받기로 했으나, 노조 등이 5억원 지급을 고집해 협상에 어려움이 생기자 전배 신청 일자를 무한정 연장했다.

○“매각 잘못될 수도”

삼성코닝은 삼성 계열사 중에서도 ‘알토란’같은 회사다. LCD 기판유리를 만드는 이 회사는 2010년 매출 5조6159억원, 순이익 3조3994억원이란 실적을 올렸다. LCD 불황으로 지난해엔 매출 3조2452억원, 순익 1조3551억원에 머물렀지만 회사 내 이익잉여금은 6조원을 넘는다.

삼성과 코닝은 지난달 맺은 지분 매각 계약에서 잉여금을 매각 완료 전 주주들이 나누기로 했다. 그러나 위로금이 변수가 되고 있다. 받을 돈 3분의 1이 사라질 수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만약 삼성코닝이 종업원에게 2조원 넘게 주게 될 경우 매각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지난해 회사의 1인당 영업이익이 4억원인데, 위로금으로 5억원을 달라는 것은 지나치게 과다한 액수”라고 설명했다. 로펌의 한 변호사는 “법적으로 보면 종업원들이 금전 보상을 요구하려면, 기존에 회사 매각시 보상받는다는 계약 등 실정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삼성코닝의 경우 그런 근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삼성코닝 임직원은 매년 연봉의 50%에 달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을 받는 등 삼성 그룹사에서도 최고의 대우를 받아왔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평균 연령 35세인 종업원들이 1인당 평균 6500만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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