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타④]포테이토소프트 "매일 먹는 밥, 똑똑하게 먹는다"…NFC 모바일 식권 등장

입력 2013-11-19 10:50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모바일 벤처 창업에 나선 사람들이 적지 않듯, 서성진 포테이토소프트 대표이사도 그랬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인 서 대표는 2010년 팬택을 뛰쳐나와 15평 남짓의 사무실에서 온종일 스마트폰과 씨름하고 있다. 사무실 한쪽에 널려 있는 각종 스마트 기기들과 책상 위에 수두룩하게 쌓여있는 사업 보고서는 그가 사업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말해준다.

서 대표는 "애플 아이폰이 세상에 공개됐을 때 '혁신'이라는 단어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모바일 결제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도전을 펼치고 있다.

◆ 지역기반 서비스, 두 번째 도전…'밥s'

포테이토소프트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중에서도 새내기에 속한다. 지난해 10월 벤처기업인증을 받았다. 지역기반 모바일 설문조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사이트(Pinsight)'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며 야심차게 출발했다. 그러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역 소상공인이 고객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 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그에 따른 마케팅 툴을 제공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부딪혀보니 고객 니즈(needs)가 없더라고요. 탁상공론에 불과했단 것을 깨달았습니다. 실제 소상공인들은 설문 조사가 필요한 게 아니라 고객 확보가 우선이었어요."

서 대표는 현장을 뛰어다닌 끝에 올 4월 사업 방향을 틀기로 결심했다. 소상공인들이 실제 매출을 올리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모바일 식권' 앱인 '밥s'를 생각해 냈다. 교통카드를 충전하듯이 '밥s'에서 일정 금액을 충전하면, 인근 가맹점 식당에서 식권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밥s'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이용해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때문에 가맹점주도 별도의 결제단말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금액을 입력한 후, 스마트폰 끼리 맞대는 것 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식대 결제내역은 포테이토소프트의 식권 관리 웹서버로 전송돼 관리된다.

특히 회사에서 사원들에게 식권을 나눠 줄 경우 유용하다. 사원 번호나 전화 번호를 입력해 사용자를 제한할 수 있다. 1인당 사용할 수 있는 금액 조절도 가능하다.

◆ "매일 먹을 수 밖에 없는 밥, NFC 모바일 식권으로"

서 대표가 모바일 식권에 NFC 기능을 활용하기 전에는 약간의 주저함도 있었다. 2011년 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명동에서 NFC 시범사업을 실시했지만 사실상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을 분석한 끝에 모바일 식권은 NFC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분야라는 확신이 들었다.

"명동NFC존은 500~600곳 가맹점의 인식기에 스마트폰을 대면 대금 결제는 물론 할인쿠폰을 적립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런데 사용자 입장에서는 얼마를 충전해서 쇼핑을 해야할지 감을 잡기 힘듭니다. 충전 금액이 모자라도 곤란하고, 남아도 곤란하거든요. 그런데 점심은 매일 먹기 때문에 예산을 세우기가 쉽습니다. 모바일 후불 교통카드와 같이 NFC 기능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분야라고 확신합니다"

서 대표는 해당 서비스를 서울 서초동 교대 인근에서 우선적으로 시범, 적용하고 있다. 모바일 식권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이란 판단에서다. 직장인 수요가 많은 판교 테크노밸리에서도 가맹점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초기 반응은 고무적입니다. 맨 처음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부담을 갖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매출의 1%만 수수료로 받기 때문에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교대생들을 중심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60% 이상이 모바일 식권 아이디어가 좋다고 평가했고요. 나머지 30%는 식당 가맹점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부분은 자신있습니다"

서 대표는 모바일 식권을 사용하는 곳이 많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식권 사용에 예민한 예식장이나 육해공군 회관이 주요 거래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1%+1% 기부', 결식아동 돕는다

'밥s'는 또한 '국내 결식아동을 지원하자'는 기부 컨셉을 내세우고 있다. 이용자가 결제금액에서 1% 기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용자가 1% 기부를 택하면, 포테이토소프트가 1%를 추가 기부한다. 포테이토소프트는 협의된 지방자치단체에 기부 포인트를 전달해 결식아동들이 이용하는 전자급식카드의 포인트를 충전해줄 계획이다.

포테이토소프트는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 1%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가 1% 기부를 선택할 경우 얻는 수익이 없다. 오히려 1%를 추가로 기부해야 하니 손해다. 그럼에도 '기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

"'밥s'는 내가 밥을 먹으면 결식아동도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만든 이름입니다. 애초부터 기부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죠. 대부분 사람들은 기부를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밥s'를 통해 기부도 재미있고 쉽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포테이토소프트는 현재 외주개발 사업을 통해 대부분 수익을 내고 있다. 앞으로는 '밥s'에 '핀사이트(Pinsight)'에서 제공했던 마케팅 툴을 유료 서비스로 붙여 수익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서 대표는 "향후 데이터가 쌓이면 매장 청결도 등 각종 데이터를 그래프 형식으로 보여줄 것"이라며 "수익 모델은 확실히 정해져 있으므로 기부 문화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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