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 메이커도 친환경·고성능車 대대적 공세
[도쿄=김정훈 기자] "펀 투 드라이브(운전하는 즐거움) 어게인, 도요타는 자동차를 사랑합니다."
20일 오전 10시 10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룬 '2013 도쿄모터쇼' 도요타자동차 부스. 도요다 아키오 사장을 대신에 무대에 오른 미츠히사 카토 도요타 부사장은 프리젠테이션을 마치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때 도요타의 기술 혁신을 외치다가 밀려났던 그는 아키오 사장의 신임을 얻으며 제품 총괄책임자로 재발탁된 인물이다.
1975년 엔지니어로 도요타에 입사한 카토 부사장은 아키오 사장의 부임 이후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도요타의 신차 개발 방향성을 '펀 투 드라이브'로 바꿔놓았다. 스포츠카 86, 신형 코롤라 등은 모두 그가 진두지휘한 작품이다.
평소 모터스포츠 마니아로 소문난 아키오 사장이 '펀 드라이빙'을 강조하는 대목도 언급했다. 카토 부사장은 "아키오 사장은 올해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찾아가 현재 연구개발 중인 신차를 몰아보면서 직접 테스트하는 열정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도요타는 미래 고객들이 언제나 변함없이 도요타자동차를 사랑할 수 있도록 '운전의 즐거움'이 있는 차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명예 회복을 선언한 도요타는 이번 모터쇼에서 '다시, 운전의 즐거움'(Fun to Drive, Again)이란 철학 아래 5종의 월드 프리미어 콘셉트카를 내놨다. 2013회계연도 상반기(4~9월) 순이익이 80% 증가하는 등 실적 개선과 함께 혁신 기술을 갖고 나온 게 2년 전과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한다. 2015년 시판 예정인 연료전지자동차 'FCV(Fuel Cell Vehicle)' 콘셉트, 초소형 미래형 자동차 'FV2(Fun Vehicle 2)' 등이 무대 중앙에 전시됐다.
올해 43회째를 맞은 도쿄모터쇼는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업체 등 12개국 177개 업체(180개 브랜드)가 참가했다. GM(제네럴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 등 디트로이트 빅3 메이커는 3회 연속 불참했지만 일본차 15개 브랜드와 유럽 브랜드는 모두 신제품을 선보였다. 승용차 40종 등 총 70여개 모델이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로 나온다.
5년 만에 F1(포뮬러원) 대회 복귀를 선언한 혼다는 2종의 스포츠카를 출품하며 모터스포츠 DNA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과시했다. 초고성능 스포츠카의 부활을 알리는 NSX 콘셉트카가 일본 내 처음 공개됐다. 모터쇼의 최대 기대작인 2인승 스포츠카 'S660' 콘셉트는 혼다가 앞으로 보여줄 새로운 소형차 라인업을 대표한다.
독일차 주요 업체들도 일본 시장에 출시 예정인 신차들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BMW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차체 적용한 전기차 'i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i8' 등을 일본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두 모델은 내년 봄 일본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성인 4명이 탑승 가능한 '4시리즈 컨버터블'은 월드 프리미어로 내놨다.
포르쉐는 4인승 세단 파나메라 시리즈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파나메라 터보S'를 선보였다. 또 LA(로스앤젤레스) 모터쇼와 동시에 출품하는 '911 터보 카브리올레'를 처음 공개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911 터보 카브리올레는 3.3초, 911 터보 S 카브리올레는 3.1초로 911 시리즈 중 가장 빠른 가속력을 낸다.
폭스바겐은 1ℓ 경유로 주행거리 100km까지 달릴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XL1'을 전시했다. 폭스바겐 측은 "100km 달리는 동안 실제로 0.9ℓ 기름만 소모된다"며 "최대 연료 효율은 261mpg(111km/ℓ)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외 100km 달리는 동안 전력 소모가 각각 11.7kWh, 12.7kWh인 전기차 'e-업'과 'e-골프'를 출품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V12 바이터보 엔진을 얹은 S클래스 고성능 모델 'S65 AMG', S클래스 쿠페 콘셉트카 등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신형 '엑시언트' 상용차로 일본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프레스데이 둘째 날인 21일 최한영 상용담당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미디어 컨퍼런스를 갖는다.
도쿄=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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