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써서…가계 '불황형 흑자'

입력 2013-11-22 21:06  

흑자액 10년 만에 최대
실질소비지출 '마이너스'



[ 고은이 기자 ] 장기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역설적으로 가구당 흑자액이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10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반면 세금, 사회보험료, 이자 등을 빼고 난 가처분소득 중 소비액을 의미하는 평균 소비성향은 10분기 연속 하락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3분기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6만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9% 늘었다. 1분기(1.7%), 2분기(2.5%)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가계 소득 중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이 3.3% 증가한 덕분이다.

이에 반해 가계 소비지출은 월평균 249만4000원으로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해 5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지출이 지난해보다 2.5% 감소했다. 혼인 및 장례 등 기타 서비스 지출이 19.9%, 담배 지출이 4.4% 각각 줄었다.

소비지출이 소득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가구당 흑자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가계 흑자액(처분가능소득-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95만9000원을 기록했다.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다. 흑자율(흑자액/처분가능소득)도 27.8%로 최고 수준이었다. 적자 가구 비중은 23.3%로 가장 낮았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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