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위한 특별한 방 스위트룸, 살짝 들여다볼까요?

입력 2013-11-25 06:58  

호텔?&?리조트


[ 이진이 기자 ] 호텔 객실은 여객기 좌석과 비슷한 개념으로 운영된다. ‘평등’을 외치는 사회지만 비행기를 탈 때 비즈니스, 퍼스트 클래스를 우대하는 항공사의 방침에 토를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호텔도 마찬가지다. 개인이 점유할 수 있는 공간과 제공되는 서비스는 지불한 돈과 비례해 큰 차이가 난다. VIP투숙객을 위한 ‘특별한 방’인 스위트룸의 문을 열어 보자.

스위트룸, 어떻게 다른가?

스위트룸의 ‘suite’는 ‘suit’ 즉, 정장 또는 세트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상의와 하의가 한 벌로 이루어진 정장과 같이 객실과 거실(응접실) 등이 한 조로 묶여있는 방이라는 뜻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2실 이상의 연속객실’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호텔업계에서 스위트룸은 ‘침실과 거실이 분리된 고급 객실’을 뜻한다. ‘효율’을 중시한 원룸(스튜디오) 타입의 일반적인 객실에 비해 주거생활에서 공간별 독립성을 부여한 스위트룸은 ‘방’의 개념을 넘어서 ‘집’ 같은 느낌에 가깝다.

호텔에서 가장 크고 좋은 객실에는 보통 ‘프레지덴셜 스위트’ ‘로열 스위트’ 등의 이름이 붙는다. 이런 객실들은 항공사의 퍼스트 클래스 좌석처럼 의전용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반면, 그 아래 포진한 중간 정도 크기의 스위트룸은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 비행기의 비즈니스 클래스와 고객층이 비슷하다.

스위트룸은 보통 일반 객실 2개 이상의 공간을 차지해 숙박비 역시 2~3배 차이가 나지만 투숙객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면서 문턱이 낮아지는 추세다. 국내외 유수 기업 임원이나 고위 공무원들은 출장지에서 스위트룸을 종종 이용한다. 최근에는 아이가 두 명 이상인 가족단위 손님들이 편안한 휴식을 위해 스위트룸을 찾는 경우도 많고, 파티를 위한 장소로 스위트룸을 예약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신혼여행객 역시 스위트룸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층에 속한다.

역사 속의 스위트룸, 조선호텔 201호

국내 호텔업계 역사에서 스위트룸을 찾아보면 1914년 서울 중심부 소공동에 신축된 조선호텔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개관 당시 조선호텔에는 총 52개의 객실이 있었는데 VIP객실인 201호의 존재는 독보적이었다. 임페리얼 스위트라 명명된 이 방은 히로히토 일본 황태자(당시), 맥아더 장군, 이승만 전 대통령, 서재필 박사, 아이젠하워 대통령 등 수많은 명사들이 거쳐 갔다.

이 전 대통령은 1945년부터 조선호텔 임페리얼 스위트에 거주하며 호텔을 주요 정치활동의 거점으로 활용하다가 1946년부터는 서 박사에게 이 방을 넘겨줬던 역사가 있다. 현재 조선호텔은 총 40개의 스위트룸을 보유하고 있는데 2010년 17층에 ‘한국’이라는 콘셉트로 디자인한 스위트룸 3개를 만들며 ‘국가대표 객실’이었던 예전 ‘201호’의 상징성을 계승하고 있다.

이 스위트룸들은 가장 크고 비싼 객실은 아니지만 심정주 최시영 엄주언 등 세 명의 전문가가 ‘온돌’ ‘툇마루’ ‘디딤돌’ ‘성곽’ 등 한국 전통 건축물에서 찾은 디자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형상화해 만든 ‘명품 객실’이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고품격 한국적 실내 공간’으로 선정되며 그 가치를 입증했다.

사무실+침실=스위트룸

서울신라호텔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의 슈페리어 스위트룸(66㎡)은 가장 큰 크기의 일반 객실인 이그제큐티브 그랜드 딜럭스 룸과 거의 넓이 차이가 없다. 거실과 킹사이즈 침대가 있는 침실로 구분돼 있다는 것이 확연한 차이다. 사이즈가 비슷한데도 스위트룸을 선호하는 고객은 대개 비즈니스맨들이다. 휴식공간과 사무공간을 분리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이인철 객실팀장의 설명이다.

거실에는 비즈니스를 위한 별도의 스마트 TV가 있어 노트북을 연결해 미팅에 활용하기 편하다. 업무와 휴식 공간이 분리돼 방 주인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장점도 있어 여러 명이 출장을 왔을 경우 ‘본부’로 사용할 스위트룸을 빌리는 것은 거의 상식이 됐다.

슈페리어 스위트 바로 윗 단계인 코너 스위트룸(68㎡)도 인기다. 서울신라호텔 관계자는 “스위트룸을 자주 이용하는 해외 비즈니스 고객 중 딱 집어 ‘코너 스위트’만 예약하는 고객들이 있다”며 “각 층의 복도 안쪽인 건물 양끝에 위치해 조용하고 안락하게 휴식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슈페리어 스위트룸보다 10만원가량 비싸지만 거실 테이블이 1개 더 있어 비즈니스 미팅은 물론 연말 파티를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넓고 호화로운 욕실’이 최근 스위트룸의 대세

콘래드 호텔 관계자는 최신 트랜드에 따른 스위트룸의 특징으로 ‘화려하고 거대한 욕실’을 꼽았다. 이 호텔 객실은 서울에서 가장 최근에 신축된 건물답게 천장이 높고 면적도 넓다. 가장 작은 스위트룸의 크기도 96㎡로 타호텔 동급 객실을 압도한다. 전체 면적의 거의 30~40%가 욕실공간인 것이 특징이며 천장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는 ‘레인포레스트 샤워’ 등 최고급 설비를 갖췄다. 세면대가 2개 있어 두 명이 투숙해도 불편함이 없다. 스위트룸에는 훨씬 고급스러운 재질의 목욕가운이 들어간다.

최근에는 주거용 건물의 구조 역시 구획을 나누지 않은 개방형을 선호하는 추세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2개 이상 객실을 허물어 만든 커다란 스튜디오 타입의 스위트룸도 인기다. 공간이 나뉜 형태에 비해 개방감이 뛰어나며 동선이 편하다.

더플라자호텔에는 층별로 2개씩만 만든 특별한 ‘이그제큐티브 스위트’가 있다. 코너 쪽에 있어서 ‘코너 스위트’라고도 불린다. 전형적인 스위트와는 다른 스튜디오 타입의 스위트로 크기는 45.1㎡다. 거실 공간과 침실 공간은 2단으로 높이를 다르게 해 구분을 했다. 클럽 층에 있는 해당 객실에는 일반 객실과 달리 에르메스 목욕용품이 제공된다.

반얀트리 호텔 앤 스파 서울에도 스튜디오 타입 스위트룸이 있다. 딜럭스 룸과 프리미어 룸은 52.8~69.3㎡로 일반적인 호텔 객실보다 넓다. 옛 타워호텔의 총 218개 객실을 총 50개 객실로 만든 반얀트리 서울은 전 객실이 사실상 스위트룸이라 볼 수 있다. 호텔동 전 객실에는 풀빌라를 실내로 들여온 느낌의 ‘릴렉세이션 풀’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여자를 위한 스위트룸에 풀빌라 스위트까지

롯데호텔은 규모에 걸맞게 다양한 스위트룸 컬렉션을 자랑한다. 롯데호텔 서울 본관 22층에 있는 레이디스 플로어에는 여자를 위한 특별한 스위트룸이 있다. 여자만 출입할 수 있는 보안 출입문을 지나 객실로 들어서면 월풀(자쿠지)과 액세서리 보석함, 미용음료, 유기농주스, 마스크팩, 여성용면도기, 허브티가 갖춰진 특별한 객실이 나온다. 별도로 요청하면 족욕기나 미용스팀기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꽃과 와인, 마카롱 또는 과일 등 다양한 환영 어메니티도 제공한다.

800여권의 요리 패션 여행 미용 인테리어 관련 서적과 영화 뮤지컬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 및 DVD 시청이 가능한 여성 전용라운지를 사용할 수 있다.

롯데호텔 제주에는 지난 6월 새롭게 개장한 풀빌라 스위트가 있다. 3개월에 걸쳐 한 채당 약 6억원을 들여 만든 이 방은 침실과 홈시어터 설비 및 벽난로가 있는 거실, 자쿠지를 구비한 욕실과 함께 전용 사계절 수영장을 갖췄다.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의 자랑은 15개의 ‘복층 스위트’다. 거대한 2층 높이 대형 통유리로 쏟아져 내리는 채광은 단층 객실과 비할 바가 아니다. ‘복층’은 출입문이 2개라는 장점도 있다. 아래층은 슈퍼 킹사이즈 침대가 있는 침실겸 거실, 통나무 계단으로 연결된 위층에 타입별로 자쿠지 욕조나 서재가 들어간다.

W호텔의 스위트룸은 톡톡튀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충실히 반영한다. 화이트&레드 컬러의 화려한 인테리어와 동그란 침대가 있는 이 호텔의 스위트룸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으로 쓰였다.

이진이 호텔칼럼니스트 e_jin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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