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낸드플래시 이후 주도권은 우리가…韓·美·日, 차세대 메모리 개발 '불꽃 경쟁'

입력 2013-11-25 20:30   수정 2013-11-26 03:47

엘피다 인수한 美 마이크론
일본 소재·장비기업과 연합…M램 원천기술 확보 주력

삼성전자, 독자개발 전략…SK하이닉스는 제휴 늘려



[ 윤정현 기자 ]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메모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를 대체할 제품을 놓고 한국과 미국, 일본 반도체 대표주자들이 물고 물리는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일본 엘피다를 인수한 미국 마이크론은 20여개 일본 소재 및 장비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거대 미·일 연합군에 맞서 삼성전자는 독자 개발 노선을 유지하되 산학협동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제품별로 다른 해외 기업과 짝짓기를 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미세공정 수준이 조만간 한계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둘러싼 한·미·일 3국의 각축전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차세대 메모리로 D램 한계 넘어라

차세대 메모리는 저장 속도가 빠른 D램과 저장 용량이 큰 낸드의 장점을 결합해 만든 미래형 반도체를 의미한다. D램과 낸드가 10나노대 공정에서 기술적 장벽에 부딪히자 두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물질의 상태 변화를 이용한 P램이 차세대 메모리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다. D램은 저장 속도가 빠르지만 컴퓨터 전원을 끄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게 단점이다. 이에 비해 낸드는 용량이 커서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저장되지만 처리 속도가 느린 게 흠이다. P램은 전원을 꺼도 데이터를 기억하는 비휘발성 메모리면서도, 데이터 읽기와 쓰기 속도에서 낸드보다 100배 이상 빠르다. 또 구조가 단순해 고용량 제품 개발이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03년 7월 P램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SK하이닉스도 작년 6월 미국 IBM과 손잡고 P램 개발에 들어갔다.

이에 비해 자석 같은 물질을 쓰는 M램과 저항 변화를 이용한 R램의 개발 속도는 P램보다 더딘 편이다. 마이크론과 일본 업체들은 M램의 이런 특성을 파고들었다.

마이크론은 반도체 장비업계 1위인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최근 합병한 세계 3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 반도체 웨이퍼 1위 신에쓰화학공업, 시스템반도체 업체인 르네사스 등 20여개 일본 기업과 함께 내년 초부터 M램 개발을 시작한다.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들과 힘을 합쳐 M램의 원천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취지다. 마이크론은 2016년까지 기술 개발을 끝내고 이르면 2018년부터 엘피다의 히로시마 공장에서 양산할 계획이다.

◆미래 반도체 주도권 경쟁 치열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를 모두 독자적으로 개발 중이다. 2011년엔 내구성을 높인 R램 기술을 개발했고 미국의 M램 개발업체인 그란디스를 인수했다. 올해는 산학협동을 강화하고 있다. 다음달 초까지 ‘삼성 글로벌 M램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과 연구소의 공동 연구 참가 신청을 받아 내년부터 공동 개발에 들어갈 방침이다.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6일 ‘삼성 애널리스트데이’에서 “차별화된 선행 제품 출시와 기술 한계를 극복한 혁신기술 개발이 중요하다”며 “M램 R램 P램 등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제품별로 다른 파트너와 손을 잡는 ‘멀티 전략’을 쓰고 있다. 2011년 도시바와 포괄적 제휴를 맺고 M램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바와 함께 개발한 제품은 앞으로 합작사를 설립해 생산할 방침이다. M램은 저전력이 강점인 만큼 초반엔 모바일 시장을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는 PC와 서버 시장까지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앞서 2010년엔 휴렛팩커드(HP)와 R램 공동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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