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트렌드] 파킨슨병, 빠른 치료가 환자 고통 줄인다

입력 2013-11-27 06:58   수정 2013-11-27 09:55

전문의 칼럼 - 류철영 <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 중 하나다. 노인 인구 100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초기에는 환자가 전신 피로감과 권태감, 팔다리 통증, 요통을 호소한다. 이런 증상은 흔히 관절염이나 신경통으로 혼동된다. 많은 환자들이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병을 방치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이유다.

파킨슨병 환자의 25%가 뇌졸중으로 진단받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파킨슨병 환자들이 한쪽 팔과 다리에 힘이 없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파킨슨병이 아닌 뇌졸중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잦은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손발이 저절로 떨리고 손동작과 걸음이 느려지는 현상(서동)은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질병이 진행되면서 스스로 앉았다가 일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동작이 느려진다. 균형 감각도 저하돼 신체 중심을 조금만 잃어도 자주 넘어진다.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질이라는 뇌 세포가 손실되면서 우리가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이 줄어들면서 생기는 병이다. 이 때문에 약물 치료를 통해 도파민을 보충해줘야 한다. 대표적 약물인 ‘레보도파’는 체내에 들어가면 도파민으로 전환돼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장애 증상을 호전시킨다. 하지만 레보도파를 복용한 뒤 보통 5년이 지나면 10년 중 6명의 환자들이 약효 지속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 약 효과가 다음 약까지 연결되지 못하고 약효가 떨어지는 ‘약효 소진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약 효과가 최고에 도달했을 때 오히려 팔과 다리가 저절로 움직이는 ‘이상운동증’도 생긴다. 약효가 있는 상태와 없는 상태가 하루 중에도 여러 번 급변하는 상황을 ‘운동 동요’라고 하는데, 약물 치료에 큰 장애가 된다. 이때 많은 환자는 극심한 서동이나 통증을 견디기 어려워 자의로 약 복용 횟수나 복용량을 늘리게 된다. 하지만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약물의 종류와 용량, 복용 패턴을 조절해야 한다.

약물 복용으로 인한 간헐적인 뇌신경 자극은 운동 동요가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이다. 약효 소진 현상이 생기면 체내에서 서서히 약물이 흡수되도록 하는 서방형 제제나 체내 대사를 줄여주는 약물인 엔타카폰을 포함하는 복합제제로 전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체내 약물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약 효과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약물 조절이 매우 중요한 병이므로 주치의와 신뢰 관계를 가지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병을 극복하는 중요한 열쇠라고 할 수 있다.

류철영 <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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