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밀리던 안동 구시장 '대변신'

입력 2013-11-27 21:10   수정 2013-11-28 04:37

'문화관광 시장' 반년 만에 전통공연·문화장터로 호응
月 16만명 몰리며 매출 '쑥'



[ 안동=김덕용 기자 ]
“사장님, 찜닭 두 마리 빨리 주세요.” “아줌마, 1인분 포장 추가요.”

27일 오후 경북 안동시 서부동 구시장 내 한 찜닭 가게.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시장 내 어느 가게 할 것 없이 찜닭을 먹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가득했다. 안동 구시장이 올해 ‘문화 관광형 시장 육성사업’ 지원을 받은 이후 달라진 모습이다. 식당 주인 강모씨(61)는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요즘엔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 하루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며 활짝 웃었다. 문화·예술이 접목되면서 외국인까지 찾아오는 시장으로 바뀐 안동 구시장엔 빈 점포도 사라졌다.

○인적 끊긴 시장은 ‘옛말’

70년 전통의 구시장은 도심에 있지만 몇 해 전부터 인근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경쟁력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손님은 줄고 빈 점포만 늘어나는 상황에서 안동시와 상인회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문화관광형시장 조성에 나섰다. 문화관광형시장은 지역의 문화·관광자원과 연계한 전통시장만의 콘텐츠를 구축해 특성화된 시장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2014년까지 국비 20억원이 투입된다.

안동 구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은 주말마다 외국인 시장관광단을 비롯해 전통문화공연 주말문화장터 엽전벼룩시장 등을 다양하게 운영했다. 최근엔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해 비누 공예, 반찬 만들기, 제과·제빵 등 체험형 교육과정도 개설했다. 이는 지역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영진 사업단장은 “찜닭골목 고객들이 장시간 줄을 서 기다리는 불편을 없애기 위해 스마트폰을 활용한 주문·대기·안내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상인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사업을 시작한 이후 평일 3000여명, 주말·공휴일에는 2만~3만명 등 한 달 평균 16만여명이 구시장을 찾고 있다. 사업 이전보다 평일은 10%, 주말은 30%가량 늘어난 수치다. 연말까지 외국인 1500여명을 포함해 총 100만명 이상이 구시장을 찾을 것으로 상인회 측은 전망했다. 장흥섭 경북대 지역시장연구소장은 “사업이 완료되면 구시장은 쇼핑과 문화를 즐기는 관광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역 경제 활력 ‘효자’ 노릇

문화관광형시장 사업 이후 구시장에 볼거리가 많아지고 각종 체험행사가 잇따르면서 쇼핑객이 증가하고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20년째 식육점을 운영하는 정모씨(54)는 “최근 시장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이 늘면서 매출이 20~30% 늘었다”고 말했다. 구시장 효과는 인근 중앙신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점포 205곳의 매출이 평균 10% 증가했다는 게 중앙신시장 관계자의 얘기다.

정훈용 구시장 상인회장은 “구시장이 종전 순수 전통시장에서 벗어나 문화공간으로 변화하면서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가 임대료도 오름세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290곳 중 70여곳이 비어 있던 상가는 최근 들어 빈 점포를 찾아볼 수 없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상가 월 임대료가 33㎡당 11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0~20% 올랐다”고 소개했다. 박경모 시장경영진흥원 문화관광형시장사업팀장은 “앞으로 시장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 사업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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