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국내 바이오벤처사, 세계적인 암치료제 개발사 샀다

입력 2013-11-28 15:35  

신라젠, 펙사-벡 개발사 제네렉스 지분 1.5억에 인수..100% 자회사로
제네렉스 R&D 회사에서 모회사로..전세계 특허권·판권 확보



이 기사는 11월27일(18:0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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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바이러스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암치료제 '펙사-벡(Pexa-VEC)'을 개발해 화제를 모았던 미국 제네렉스 바이오세라퓨틱스사를 이 약품의 임상실험을 수행하던 국내 바이오벤처회사가 인수한다. 전세계 암치료제 시장을 선점할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 전문회사인 신라젠은 미국 제네렉스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75%를 1억5000만달러(약 1591억원)에 현금인수하는 본계약을 전날 체결했다. 2006년 설립 당시부터 제네렉스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던 신라젠은 이 회사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었다. 나머지 지분은 프랑스 상장 제약사인 트랜스진(Transgene)과 홍콩 상장 제약회사인 리스 파머세티컬 홀딩스(Lee's Pharmaceutical Holdings),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녹십자, 캐나다 개인투자자들이 나눠갖고 있었다.

신라젠의 이번 거래는 나머지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75%를 사들여 제네렉스를 100% 자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제네렉스 지분 4%를 보유하고 있던 녹십자도 신라젠의 인수·합병(M&A)으로 약 80억원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대금 납입 등 남은 거래는 내년 3월15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제네렉스는 항암바이러스를 이용한 암치료제 펙사-벡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화학물질이나 항체를 이용한 치료가 주류를 이루던 암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이미 유럽의약청(EMEA)에서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받았으며 미국에서는 2년내 상용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젠은 제네렉스가 개발한 약품의 임상실험을 담당하던 회사다. 펙사-벡이 암환자에게 항체를 만들어 생존기간을 늘리는 사실을 확인해 암치료제로서의 효력을 검증한 곳이 신라젠과 신라젠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겸하고 있는 황태호 부산대학교 교수 연구진이었다. 황 교수의 연구결과는 지난 5월16일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인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발표됐다.

신라젠은 회사이름을 본사인 부산 인근의 옛 왕조인 '신라'와 제네렉스의 '젠'을 따서 지었을 정도로 제네렉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회사다. 특히 임상실험을 수행하던 회사가 모회사 격인 개발회사를 인수해 화재를 모으고 있다. 제네렉스를 100% 자회사로 둠에 따라 신라젠은 '펙사-벡' 등 제네렉스가 개발한 의약품의 특허권과 유럽을 제외한 전세계 판권을 보유하게 됐다. 유럽지역 판권은 기존 주요주주였던 트랜스진이 갖기로 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경영은 제네렉스, R&D는 신라젠이 분담하던 협업체제를 신라젠이 모두 총괄하게 됐다"며 "글로벌 암 치료제 개발회사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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