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자본시장 60년…10대 경제대국 '초석'

입력 2013-11-29 18:22  


자본은 경제의 혈액이다. 자본이라는 혈액이 끊임없이 공급되고 순환해야 경제가 살아 숨쉰다. 기업을 세우고, 신제품을 개발하고, 유통망을 넓히고,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자본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한국이 6·25전쟁이라는 민족적 비극을 딛고 경제의 초석을 다질 때도 최대의 관건은 자본이었다. 경제 재건의 토대가 바로 ‘자본의 축적’이었던 셈이다. 자본시장(capital market)은 이런 자본(자금)이 조달되는 유·무형의 시장을 일컫는다.

한국은 증권업협회(현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설립된 1953년을 자본시장의 태동으로 본다. 이를 기반으로 1956년엔 주식을 사고파는 ‘공동의 시장’인 거래소(당시 대한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가 탄생했다. 곡절 많았던 한국 자본시장이 올해로 탄생 60주년을 맞은 것이다. 1945년 광복 후 대한민국 정부가 건립됐지만 6·25전쟁 발발 때까지 증권사는 단 한 곳뿐이었다. 한국 자본시장의 뿌리가 얼마나 얕은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60년 동안 자본시장은 외형도, 질적으로도 눈부시게 성장했다. 이 기간 한국 경제가 도약한 것도 자본시장의 뒷받침이 있기에 가능했다. 자본시장이 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젖줄’ 역할을 톡톡히 한 덕이다.

글로벌시대에는 자본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영향력은 엄청나게 커졌고, 때론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변수로 작용한다. 물론 외국인들은 국내에 새로운 돈을 공급하는 ‘자금원’이기도 하다. 한국 금융업도 세계로 비즈니스 무대를 넓혀간다. 한마디로 자본시장에 국경이라는 ‘문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화는 자본시장에도 기회이자 위기인 것이다.

짧은 역사에 눈부신 성장을 한 한국 자본시장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단적인 예로 지구촌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기치를 높이고 있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은 기업들을 금융분야에서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한국의 자본시장 영향력도 제조업에 한참 못 미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육성, 아시아의 금융허브도 아직은 야심찬 슬로건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나친 규제를 억제하고 금융기업들에 자율권을 확대해야 자본시장이 한 단계 더 성숙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의 혈관인 자본시장이 발달해야 피(자금)가 원활이 돌고 경제성장이 탄력을 받는다. 4, 5면에서 자본시장의 역할과 의미, 자본시장과 관련된 용어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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