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한경닷컴이 주회하는 '제9회 오케스트라의 신바람' 공연을 앞둔 박은성 지휘자는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날 정오부터 5시간 동안 진행된 리허설을 막 마친 후에도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장애를 음악으로 극복한 '소울플레이어'와 첫 협연을 펼친다는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박 지휘자가 최종 리허설에서 단원들에게 집중적으로 주문한 것은 '소통'이다. 다양한 악기들의 하모니가 중요한 오케스트라 공연인 만큼 연주자 간의 화합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소울플레이어의 경우 혼자 연습한 경우가 많아 다른 이들의 소리를 들으며 연주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며 "오케스트라의 템포나 소리를 예민하게 듣고 함께 연주하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대화에 한계가 있는 소울플레이어와 협연인 만큼 박 지휘자도 이들과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 눈높이를 낮춰 설명해 주고 소울플레이어를 10주간 멘토링한 단원들의 도움도 받았다.
공연을 앞둔 박 지휘자는 관객들에게 마음을 열라고 주문했다.
그는 "소울플레이어들의 사정을 이해하고 일반 사람들이 연주하는 것처럼 들으면 된다"며 "장애인도 한국 최고의 교향악단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오늘 공연의 목표"라고 말했다.
박 지휘자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상임지휘자로 KBS교향악단를 이끌었으며 독일 체코 등 국제 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현재 한양대학교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장애인들의 음악활동을 후원하는 하트하트재단 문화복지사업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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