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항공기 '방공구역' 진입하자…中 전투기 급발진

日 호위함도 필리핀 도착
방공식별구역 3국 갈등 고조


[ 김태완/안재석 기자 ]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를 둘러싸고 미·중·일 3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남중국해에 3국의 항공모함 및 준항모급 함정이 집결하는 등 군사적 충돌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29일 “미국 항공모함 니미츠호와 조지워싱턴호가 선단을 거느리고 남중국해에 포진했고 배수량 1만8000t급인 일본의 준항모급 호위함 이세호도 필리핀에 도착했다”며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호 역시 대만해협을 통해 남중국해에 진입하면서 3국의 함대가 무력시위를 벌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랴오닝호에 대한 감시와 견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랴오닝호가 대만해협을 지난 뒤부터 대만 일본 등과 협력해 항로를 추적 중이다. 환구시보는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미군기지에서 발진한 P-3C 초계기와 RC-135 전략정찰기 등이 랴오닝호를 주시하고 있다”며 “괌에서 출발한 미국 로스앤젤레스급 정보 잠수함도 물 아래에서 중국 선단의 전자신호 등을 수집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과 관련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의 경계감시도 강화키로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양국은 전투기 등의 비행을 공중에서 감시하는 항공자위대 조기경계기 E2C의 상설 부대를 오키나와 나하기지에 신설하고 감시 능력이 뛰어난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의 활용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중국도 강경대응하고 있다. 중국 공군은 지난 28일 자국의 전투기와 정찰기를 동원해 공중식별구역을 순찰 비행하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번 순찰 비행에는 수호이30과 젠-11기 등 전투기와 쿵징-2000 공중조기경보기 등이 동원됐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방공식별구역 지정이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강조했다. 이 신문은 29일자 사설을 통해 “방공식별구역 지정의 제1 목표는 일본”이라며 “만일 일본이 저항하면 주저하지 말고 제때에 대응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김태완/도쿄=안재석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