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이어 '더블' 달성... 정규리그 통산 5번째 '별은 내 가슴에'
"얇은 선수층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FA컵 우승 이후 '밑질 것 없다'는 분위기여서 매경기 결승전이란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황선홍(45) 포항 감독의 기적 같은 주문이 제대로 통 했다.
포항은 1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A그룹 40라운드 최종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김원일의 극적인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하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날 경기로 포항은 이번 시즌 21승11무6패(승점 74)로 울산(승점 73)을 승점 1점차로 따돌렸다. 2007년 이후 6년 만에 우승으로 지난 1986년, 1988년, 1992년, 2007년에 이어 통산 5번째다.
포항의 우승은 국내 선수들만으로 일궈낸 결과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황 감독은 올 시즌 구단의 재정긴축 등을 이유로 외국인 선수 없는 '토종 팀' 을 꾸려야 했다. 탁월한 리더십과 지도력이 주목 받는 이유이다.
더욱이 포항은 지난달 전북 현대를 물리치며 FA컵 2연패와 내년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논 논 상태였기 때문에 이번 더블 우승은 팀의 '명가재건'은 물론 한국형 프로팀의 성공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반면 울산은 지난 2005년 이후 8년 만에 K리그 정상 탈환을 노렸지만 끝내 우승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홈 경기로 치뤄진 경기장에는 1만여명의 홈팬이 운집해 열띤 응원전을 펼쳤지만 패배의 아쉬움을 삭혀야 했다.
경기후 가진 인터뷰에서 황선홍 감독은 "정규시간(90분)이 지나고 4분 남았는데 시간은 흐르고, '과연 기적이 일어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원일이의 결승 골이 들어가는 순간, '아~ 이게 기적이구나'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우승의 원동력에 대해 "리그 선두일 때 오히려 부담이 많았는데 오히려 FA컵 우승 이후 추격하는 상황이되면서 매 경기 결승전 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 것이 모두에게 약이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우승으로 어깨가 무거워졌는데 팬들은 늘 더 좋은 경기를 원하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힘 닿는 데까지 노력하겠다"면서 "기회가 온 만큼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포항을 아시아 최고 클럽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선수들과 구단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황 감독은 "우승직후 선수들과 프론트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못했다. 멍하고 얼떨떨하고 그랬다. 모든 선수와 구단 관계자들이 같은 마음으로 1년을 달려왔는데 너무 자랑스럽고 너무 고맙다"며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하갰다"고 덧붙였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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