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직전 '기적 골'…포항 역전우승 드라마

입력 2013-12-01 21:16   수정 2013-12-02 05:10

1-0으로 울산 꺾고 6년만에 K리그 정상 탈환
리그·FA컵 첫 2관왕 … 데얀, 3년 연속 득점왕



[ 서기열 기자 ]
시즌 마지막 경기 종료 직전 터진 기적 같은 결승골이 K리그 우승의 행방을 갈랐다. 2013 K리그 클래식은 ‘강철 군단’ 포항 스틸러스의 극적인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포항은 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A그룹(상위 스플릿) 40라운드 최종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김원일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이번 시즌을 21승11무6패(승점 74)로 마친 포항은 울산(승점 73)을 승점 1점 차로 따돌리고 K리그 클래식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포항, 6년 만의 K리그 우승

포항이 K리그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2007년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다섯 번째(1986·1988·1992·2007·2013년)다. 포항 레전드 선수 출신인 황선홍 감독은 2011년 프로 무대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뒤 3년 만에 첫 정규리그 우승을 맛봤다. 지난 10월 전북 현대를 승부차기로 누르고 FA(축구협회)컵에서 우승한 포항은 리그 우승컵까지 거머쥐며 올 시즌 2관왕에 올랐다. K리그에서 리그 우승컵과 FA컵을 한 시즌에 모두 차지한 것은 포항이 처음이다.

반면 울산은 2005년 이후 8년 만에 K리그 정상 탈환까지 노렸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전 경기까지 파죽의 6연승을 달리며 우승을 확정 지을 것 같았던 울산은 지난달 27일 부산 원정경기에서 1 대 2 역전패로 포항에 덜미를 잡히며 무릎 꿇었다.

○종료 직전 골 터지며 역전 우승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한 울산이 막판까지 공격에 집중한 포항의 끈기 앞에 무릎을 꿇었다. 우승 팀을 가리게 된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포항은 ‘골잡이’ 김신욱과 하피냐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울산을 상대로 초반부터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맞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울산은 김치곤-박동혁의 ‘철벽’ 중앙 수비 콤비를 앞세워 전반부터 몰아친 포항의 김승대-고무열-노병준 ‘스리톱’ 공격진을 막아냈다.

전·후반 90분의 치열한 공방전이 0-0으로 지나간 뒤 후반 추가 시간도 다 지나고 포항의 마지막 프리킥 기회에서 승부가 극적으로 갈렸다. 프리킥 상황에서 김재성이 차올린 공은 울산 문전으로 향했고, 양팀 선수들은 울산 골대 앞에서 혼전을 펼쳤다. 마지막 순간 포항 김원일의 오른발 슈팅이 울산 골대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데얀, 3년 연속 득점왕

2013시즌엔 K리그 최초로 3년 연속 득점왕이 탄생했다. FC 서울의 외국인 공격수 데얀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최종전에서 전반 41분 최효진의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리그 19호골을 기록한 데얀은 이날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김신욱(25·울산)과 동률을 이뤘으나 출전 경기 수(데얀 29경기, 김신욱 36경기)가 적어 득점 1위에 올랐다.

득점왕 경쟁에서도 극적인 뒤집기가 펼쳐졌다. 한 달 전만 해도 김신욱의 득점왕 등극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데얀은 최근 6경기에서 9골을 몰아치는 무서운 집중력을 선보였다. 반면 김신욱은 지난달 19일 러시아와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뒤 주춤했고 경고 누적으로 마지막 경기에 나서지 못해 역전을 허용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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