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이지스함 6척으로 확대 '독도·이어도 함대' 시동
[ 조수영 기자 ] 중국의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로 동북아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의 대응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동북아 지역에서 한·미·중·일 간 외교전이 치열해지면서 ‘국익 극대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일 청와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우리 측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 등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했다. 안보부처 장관과 기관장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는 중국의 일방적인 CADIZ 선포에 맞서 우리나라의 KADIZ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렸다. 이어도 상공을 포함한 CADIZ를 조정해 달라는 우리 측 요구를 중국이 거부하자 정부 안팎에서는 이어도 상공을 비롯해 마라도와 홍도(거제도 남방 무인도) 상공도 KADIZ에 포함하는 확대 방안이 제기됐다. 정부는 3일 새누리당과의 당정협의를 통해 이어도 상공을 포함하는 범위까지 KADIZ를 확대하는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정부가 KADIZ를 확대할 경우 한·중·일 간 구역이 겹칠 수밖에 없어 외교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KADIZ 확대안을 관련국에 일방적으로 통보하기보다는 공식발표 전에 외교채널을 통해 알려줄 방침이다.
외교적 대응도 이어진다. 정부는 미·중·일과 연쇄적인 전략대화 개최를 추진 중이다. 외교부는 미국 중국과 각각 차관급 전략대화를 개최하기 위해 현재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이번 고위급 전략대화에서는 중국의 CADIZ 선포가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중국에 대해 CADIZ를 재조정해줄 것을 재차 요구하는 한편 우리 측 KADIZ 확대 방안을 통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과는 중국의 일방적 행보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만큼 이번 전략대화를 통해 긴밀한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이어도는 영토분쟁 사안이 아닌 경제수역 문제인 만큼 미국과 공동대응을 협의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군사적 대응 움직임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오는 22일 최윤희 합참의장이 주재하는 합동참모회의에서 해군이 보유한 이지스함(7600t급)을 현재 3척에서 6척으로 늘리는 방안이 상정돼 의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스함 추가 건조방안은 당초 지난달 합동참모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었으나 시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빠졌던 사안이다. 이지스함이 6척으로 늘어나면 주변국과의 해상 분쟁에 대비한 전략기동함대, 일명 ‘독도-이어도 함대’의 구성도 가시권에 들어오게 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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