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파리의 IT이야기] 구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행아웃' 써보니, 여럿이 영상채팅…공유 사진 구글+에 자동저장

입력 2013-12-03 06:58  

광파리의 IT이야기 kwang82.hankyung.com/

구글 아이디만 있으면 누구나 무료로 사용 가능
안드로이드·아이폰부터 윈도·맥 컴퓨터 가리지 않는 '멀티 플랫폼' 장점, 국제 영상통화도 선명
한국 사용자 거의 없고 메시지 지연전송 단점도



[ 김광현 기자 ]
구글 ‘행아웃(Hangouts)’이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반년 남짓 사용해봤다. 행아웃은 카카오톡과 비슷하지만 ‘멀티 플랫폼’ 서비스란 점에서 차별화된다. 아이폰 안드로이드폰은 물론, 윈도 컴퓨터나 맥 컴퓨터를 가리지도 않는다. 자사 크롬 브라우저에 최적화돼 있긴 하나 익플로러나 파이어폭스에서 못 쓰는 것도 아니다.

행아웃은 구글 서비스인 G메일이나 구글+(플러스) 화면에서 사용할 수 있고, 크롬 브라우저에 익스텐션(확장 프로그램)을 깔아 쓸 수 있으며, 휴대폰이나 태블릿에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깔아 사용할 수도 있다. 필자는 이 모든 채널에서 행아웃을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어떤 기기에서든 바로 송수신할 수 있어 편하다.

○구글 주소록 기반의 서비스

행아웃은 공짜 서비스여서 맘만 먹으면 이용할 수 있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 구글 서비스 사용자라야 한다. 한국은 안드로이드폰 비중이 90% 이상이고,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휴대폰을 제대로 쓰기 위해 대부분 구글 계정을 만들기 때문에 유망한 행아웃 잠재시장이다. 물론 친구들이 주로 카카오톡을 쓰고 있어서 굳이 행아웃을 쓸 이유는 없다.

행아웃은 구글 주소록 기반이다. G메일에서 발신자 이름에 커서를 대면 ‘주소록에 추가’란 메뉴가 나온다. 이걸 눌러 주소록에 추가하면 메일 보낼 때 이메일 주소 대신 이름만 치면 된다. 행아웃은 여기서 출발한다. 주소록에 입력된 사람 이름을 행아웃 상단 창에서 검색해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된다. 물론 상대도 행아웃 사용자라야 한다.

구글 계정과 구글 주소록이 전제조건이라서 한국에는 행아웃 사용자가 많지 않다. 필자는 반년 남짓 행아웃을 쓰고 있지만 대화 상대는 10명도 안 된다. 아내와 연락할 때 가장 많이 쓰고, 간간이 협업하는 회사 후배 2명, 구글 서비스 많이 쓰는 외부 전문가 2명, 구글 직원 3명, 해외에 거주하는 K씨 등과 연락할 때만 행아웃을 사용한다.

○어떤 기기, 어떤 사이트에서도 OK
그런데도 행아웃을 쓰는 것은 멀티 플랫폼 서비스란 점이 매력적이고, 구글 서비스와 연동하며 영상대화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행아웃은 카카오톡이나 미스리 메신저와 달리 맥북에서도 쓸 수 있고 여러 기기에서 매번 로그인 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 편하다. 영상대화 기능을 이용하면 돈 한 푼 안 들이고 맘대로 국제통화를 할 수 있다.

행아웃 상대 1번은 아내다. 저녁회식이 있을 때 전화로 알리지 않고 회식 사진을 찍어 보낸다. ‘나 이런 곳에서 저녁 먹고 있으니 저녁 준비 안 해도 된다’는 신호다. 카카오톡이나 미스리로 사진을 보내면 섬네일만 보이는데 행아웃에서는 화면에 가득 차기 때문에 보기도 좋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내용은 일기처럼 차곡차곡 쌓인다.

미국에 사는 K씨와는 잠자는 시간대를 피해 영상통화를 자주 한다. K씨의 전문 분야인 보안에 관해 묻고 싶을 땐 행아웃을 사용한다. 외부에서 와이브로를 사용해 영상통화를 할 때도 있지만 대개 사무실에서 노트북으로 한다. 화질이 좋은 편이어서 대충이라도 매무새를 다듬는다. 행아웃을 사용하면서 국제전화를 걸 일이 없어졌다.

○둘이서 영상통화, 여럿이 영상회의

구글 마니아들과는 영상채팅(회의)도 한다. 구글드라이브 사용법 등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채팅 참가자 중 누군가가 답을 알려준다. 저녁 회식장소를 정할 때도 여럿이 영상채팅을 하면서 상의한다. 누군가와 둘이 영상통화를 하다가 제3자를 부르기도 하고, 문자를 주고받다가 영상통화로 전환하기도 한다. 업무시간에는 일단 문자로 시작한다.

행아웃을 사용하면 카카오톡 등 다른 서비스의 단점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카카오톡이나 미스리는 맥 컴퓨터를 지원하지 않는다. 미스리는 PC에서 사용할 때 폰 접속을 끊겠느냐고 귀찮게 물어댄다. 행아웃에서는 주고받은 사진이 구글+ 사진 사이트에 자동으로 저장되는 반면 카카오톡이나 미스리에는 이런 기능이 없어 아쉽다.

행아웃의 가장 큰 맹점은 사용자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친구들이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메신저를 쓰고 있어서 굳이 행아웃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또 하나의 단점은 행아웃이 구글토크 구글보이스 등 구글의 기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통합한 것이라서 아직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메시지가 지연 전송되는 때도 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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