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는 시대…디지털 카메라의 '무한변신'

입력 2013-12-03 07:08  

[ 심성미 기자 ]
스마트폰은 이제 단순한 전화기가 아니다. 전화·문자 기능뿐만 아니라 음악, 영화, 게임, 문서 작업까지 담당하는 ‘만능 정보기술(IT) 기기’가 됐다. 스마트폰은 ‘전자제품의 블랙홀’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IT 기기의 기능을 흡수했다. MP3플레이어,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등은 스마트폰에 밀려 사양산업이 돼버린 대표적 제품군이다.

최근 스마트폰에 위협받고 있는 대표적 제품군은 카메라다. 스마트폰은 1300만화소가 넘는 화질을 무기로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이끌었던 콤팩트 카메라를 밀어냈다. 카메라 업체들은 스마트폰이 따라올 수 없는 고화질 콤팩트 카메라를 내놓거나,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쓸 수 있는 렌즈형 카메라를 출시하는 등 갖가지 노력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의 세대교체도 빨라지고 있다.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대신 DSLR 기능에 휴대성을 높인 미러리스 카메라가 각광받고 있다.

스마트폰에 밀려…콤팩트·DSLR 지고 미러리스 뜬다

최근 각 제조사의 전략 스마트폰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제품의 평균 카메라 화소는 1300만화소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 ‘갤럭시노트3’, LG전자의 ‘G2’ 등은 모두 1300만화소 카메라를 내장했다. 애플 아이폰5s도 800만화소의 카메라 모듈을 넣었다. 소니의 ‘엑스페리아 Z1’은 2070만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소니 카메라에 쓰이는 ‘비온즈 이미지 센서’를 스마트폰에 장착했다. 초고화질(UHD)급 동영상 촬영까지 가능하다. 이쯤되면 웬만한 콤팩트 카메라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의 사양이다.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점점 콤팩트 카메라 대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게 됐다. 굳이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따로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성능 좋은 스마트폰으로 남기고 싶은 순간을 촬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1년 120만대 수준이던 국내 콤팩트 카메라 시장은 지난해 80만대로 줄었다. 올 1~9월 콤팩트 카메라는 20만~30만대 팔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마트폰 화소가 높아지면서 콤팩트 카메라 시장이 2년 만에 3분의 1 토막 난 것이다.

DSLR 시장 판도도 크게 변화했다. ‘미러리스 카메라’ 등장 때문이다. 최근 국내 카메라 시장에서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강세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DSLR에서 반사 거울과 펜타프리즘을 뺀 카메라군이다. 대개 화질은 DSLR에 약간 못 미치지만 가벼운 무게와 크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급기야 지난 3분기 국내 카메라 시장에서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DSLR 점유율을 제쳤다. 업계에 따르면 올 1~9월 국내 미러리스 점유율은 50.1%(20만7000대), DSLR 점유율은 49.9%(20만3000만대)다. 미러리스라는 제품군이 국내에 들어온 지 3년 만이다. 이에 따라 DSLR 시장도 소폭 감소 추세다. 2011년 29만대 수준이던 국내 DSLR 시장 규모는 지난해 26만대로 줄었고, 올 1~9월 20만3000대가 팔렸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가볍지만 DSLR만큼 화질이 잘 나오는 미러리스가 DSLR 수요층을 대폭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또 “고급 사진 기종을 잘 쓰지 않던 여성층을 공략한 것도 미러리스 카메라가 성공할 수 있었던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폰카에 대처하는 디지털카메라의 자세

카메라 업체들은 대형 이미지 센서를 채택한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거나 스마트폰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카메라를 내놓는 등 위기를 개척하기 위해 ‘색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소니는 전문가급 DSLR에서나 쓰이던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콤팩트, 미러리스 카메라에 적용하며 스마트폰이 감히 넘볼 수 없는 ‘넘사벽 화질’ 카메라를 내놨다. 풀프레임 카메라 소니 ‘RX1R’은 콤팩트 카메라임에도 300만원대의 고가지만, 카메라 사용자에게 가장 중요한 ‘가벼운 무게’와 ‘뛰어난 화질’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하며 호평을 받았다.

삼성은 스마트폰을 카메라 안에 집어넣은 ‘갤럭시NX’를 내놨다. 미러리스 렌즈교환 카메라로는 세계 최초로 4세대 이동통신인 LTE와 안드로이드 젤리빈 운영체제(OS)를 적용했다. 고화질 사진을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바로 올려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연결해 사용하는 소니의 신개념 카메라 ‘QX100’ ‘QX10’도 화제가 됐다. 렌즈 형태의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 촬영할 때 연결하면 스마트폰이 카메라 본체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으로도 전문가용 카메라 수준의 사진을 찍고 이를 인터넷에 바로 올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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