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장기 저축상품이 그래도 '효자', 종합소득세 부담덜고 우대금리에 비과세 혜택

입력 2013-12-04 06:58  

노후 대비 은행 장기 상품


[ 박신영 기자 ]
아무리 신종 금융상품이 쏟아지고 주식시장 등에서 ‘대박’을 터뜨렸다는 사람들의 소식이 들려도 재테크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열심히 일하고, 많이 모으는 것’이다. 실제 많은 금융권 전문가들은 최고의 재테크 방법으로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을 꼽는다. 예상 수익률과 현재 금리 수준 등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 인정받고, 나중에 지속적인 연소득을 올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덜 쓰고, 더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종잣돈이 있어야 어떤 투자든 시작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지금 시점에서도 장기 저축 상품은 눈여겨봐야 한다.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재형저축은 7년)까지 돈을 쓰고 싶은 욕구를 참고 알차게 모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어서다. 시중은행들이 장기 상품을 꾸준히 내놓고 가입자에게 추가 이자를 주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가교저축상품으로 노후 준비

은퇴 후 공적연금 지급시기 전까지를 대비할 수 있는 가교형 상품이 다양하다. 국민은행은 작년 9월부터 고객의 노후 준비를 위한 장기 목돈 마련 적금인 ‘KB골든라이프적금’을 판매한다. 장기간 적립을 통해 목돈을 마련하고 이를 다시 매월 원리금 형태로 나누어 받을 수 있는 적금이다. 저축금액은 1만원 이상 월 100만원 이내로 만기 1개월 전까지 저축 가능하다.

가입기간은 ‘적립기간’과 ‘원리금 수령기간’으로 나뉜다. 노후 준비를 위해 목돈을 모으는 기간인 ‘적립기간’은 최소 3년에서 최장 9년까지 3년 단위로 선택 가능하다. 목돈을 찾는 기간인 ‘원리금 수령기간’은 최소 1년에서 최장 10년까지 1년 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기본이율은 적립기간과 원리금 수령기간에 따라 구분해 적용된다. 적립기간의 기본이율(현재 연 3.7%)은 3년 단위로, 원리금 수령기간의 기본이율(현재 연 3.2%)은 1년 단위로 각각 재산정된다. 장기적립식 상품인 만큼 적립기간은 6년, 9년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골든라이프적금’은 고객이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원금 손실이 없고 단위기간 경과분에 대해서는 기본이율을 제공하는 등 장기 상품에 대해 고객이 느끼는 부담을 최소화한 상품”이라며 “매월 여유자금을 장기간 저축한다면 노후 준비를 위한 목돈 마련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월복리 연금식적금’의 가입 대상은 개인으로, 1인당 1계좌에 한해 가입이 가능하고 월부금 한도는 1000만원이다. 이 상품은 5년간의 적립기간 후 거치기간 및 연금지급기간을 각각 5년 범위 내에서 고객이 연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적립기간의 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연 2.80%로, 월복리로 계산 시 연 2.95%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가입 후 3년만 경과하면 중도해지 시에도 약정이율 수준의 금리가 적용된다.


○아이디어 있는 장기 상품

기업은행은 저금리 기조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 등에 따른 고액 자산가들의 니즈를 반영해 절세와 수익 두 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보험 품은 정기예금’을 지난 8월부터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5년 만기 정기 예금과 ‘5년 납입 10년 만기’ 저축보험으로 구성돼 있다. 가입 시 목돈을 정기예금에 예치하면 5년간 매달 원금과 이자가 보험으로 자동 이체된다. 보험으로 이체되기 전까지는 현재 평균 예금금리보다 높은 연 3.17%(지난달 말 기준)를 적용받고, 이체 후에는 원금에 이자를 더해 보험의 공시이율을 적용받아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만기에 한꺼번에 이자가 집중되지 않고 매달 분산 지급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금액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총 가입기간인 10년 뒤에는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어 절세 플랜으로 활용 가능하다. 가입대상은 개인이며, 가입금액은 5000만원 이상이다.

우리은행은 본인이 가입한 금융상품에 세금이 얼마나 매겨지는지를 예상해서 알려주는 ‘우리 택스 케어 통장’을 최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우리은행에서 가입한 각종 금융상품에서 세금이 매겨지는 금융소득을 집계해 알려주는 통장이다. 예금 및 적금 가입고객에 대해서는 만기 이자수익을, 펀드 등 투자상품의 경우 배당수익에 대해 연도별로 합산해 가입자의 금융소득이 얼마인지 알려준다.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이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부과될 세금이 얼마인지를 예상할 수 있다.

예상 과세소득은 가까운 지점이나 인터넷뱅킹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지고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세금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예상 금융소득 정보와 상품별 가입한도 확인을 통해 세(稅)테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입 혜택도 풍부하다. 예금 평균잔액이 1억원 이상인 고객에 대해서는 금융과세 소득 신고를 대행해주고, 내년부터는 예상 과세소득이 1000만원이나 1500만원에 각각 도달할 때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주는 ‘알림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가입 고객 중 적금이나 펀드 등 적립식 상품에 자동이체한 실적이 있거나 우리카드 결제실적 또는 급여 이체실적이 있는 경우 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수수료를 비롯한 은행 거래수수료를 월 최대 30회까지 면제해 준다.

○저출산, 학자금 등 사회이슈 담긴 상품

농협은행이 2011년 내놓은 ‘채움한가족적금’은 출시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가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점을 고려해 5세 미만 어린이가 있거나 70세 이상 노부모를 부양하는 가정에 대해서는 0.7%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우대하는 점이 인기 비결이다. 자유적립식 적금상품으로 초입금 1만원 이상, 매달 1인당 50만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다. 가입기간은 최소 1년에서 최장 3년까지이며 1인당 가입계좌 수 제한은 없다.

신한은행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대학등록금 등의 학자금을 사전에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신한 장학적금’을 작년 출시했다. 신한 장학적금은 초·중·고등학생 전용상품으로 가입금액은 매월 최대 30만원이며, 만기는 3년이다. 가입 연령에 따라 만 18세까지 최장 12년 납입(재예치 3회 포함)이 가능하다. 기본금리는 연 3.1%로 우대조건 충족 시 가산금리를 추가로 제공받아 최고 연 3.7%(재예치시 최고 연 3.9%)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금리 우대 조건은 자동이체 시 연 0.2%, 중·고등학생의 용돈 관리를 위한 용돈 통장의 체크카드나 주택청약종합저축 보유 시 연 0.2%, 학교 등 단체 신규 가입 시 연 0.2% 가산금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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