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시장에서는 관련 테마주도 이미 만들어져 연일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테마주로 거론되는 업체들이 실제 비트코인 사업과 연관성이 낮아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일종의 '가상화폐(사이버 머니)'로 차세대 화폐로 주목받고 있다. 발행·관리 주체가 없으며 전체 통화량은 2100만 개(BTC)로 한정돼 있다. 세계 3대 비트코인 거래소 중 하나인 일본 마운트곡스(Mt.GOX)에선 지난주 비트코인 1개(BTC)당 평균 1135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관련 테마주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컴퓨터 장비 부품업체들이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잘만테크는 전날보다 335원(14.99%) 급등한 2570원에 거래됐다. 매커스도 가격제한폭(상한가)까지 뛰었다. 매수잔량은 각각 34만 주, 360만 주다.
두 회사는 비트코인을 직접 얻기 위한 컴퓨터 장비의 부품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잘만테크는 에이엠디(AMD)의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매커스는 자일링스의 비트코인 채굴용 비메모리 반도체를 국내에서 팔고 있다.
테마주로 초기에 주목받았던 제이씨현은 주가 단기 급등으로 이날 매매 거래가 정지됐다. 제이씨현은 지난달 22일1335원에서 7거래일 동안 배 이상 뛰며 3일 2760원까지 올랐다. 제이씨현은 손자회사인 디앤디컴이 대만 '애즈락'의 한국 총판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꼽혔다. 애즈락 메인보드는 비트코인 '채굴(mine)'에 특화된 제품으로 알려졌다.
제이씨현, 잘만테크, 매커스 등의 주가 급등은 비트코인이 주목을 받으며 관련 장비 수요가 국내에서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실적으론 장비 수요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 비트코인을 얻는 방법은 '채굴(mine)' 작업을 통한 직접 취득과 거래소에서 현금을 주고 사는 매매 취득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채굴은 비트코인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연산 작업에 기여하고 그 대가로 일정량의 코인을 받는 행위다. 하지만 고사양 컴퓨터로도 비트코인 1개를 얻는 데 1년 이상이 소요된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채굴 전용장비를 사용할 경우 비트코인 취득량이 크게 늘어나겠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전용 장비를 운영하기 위한 전기요금이 더 나오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보안업체들도 관련 테마주들로 꼽힌다. 실물이 없는 비트코인의 특성상 늘 해킹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GA 한일네트웍스 등이 대표적이다. SGA는 이날 장중 936원까지 오르며 지난달 26일 577원에서 62% 급등했다. 한일네트웍스는 지난달 21일 이후 46% 상승했다.
그러나 실제 비트코인과 관련해 어떤 보안 솔루션이 필요하고 기술상 가능한지에 대해 확인된 부분은 전혀 없다.
비트코인 보안테마 관련업체 관계자는 "경영진들도 최근의 비트코인 열풍을 보고 거래소 보안 솔루션이라든가 개인 통합 솔루션에 대해 구상을 하고 있다" 면서 "아직 (거래소 쪽과의) 실무적인 접촉이나 구체적인 일정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실체가 없는 비트코인 테마주는 한순간 급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 3일 관련주로 주목을 받았던 바른전자는 이날 급락했다. 바른전자는 비트코인 채굴용 USB생산을 검토한다는 루머에 가격제한폭(상한가)까지 솟구쳤다. 실제 생산을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회사 측 설명이 나오자 10%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테마주의 급등락 과정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화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가면서 관련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주식 시장에서 당연한 일" 이라며 "관련주들을 살펴보면 실제 상관관계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있었던 여러 테마주들의 등락 과정을 참고, 현명한 투자를 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박람회장 발칵' 주식 자동매매 프로그램 등장
▶ 별장으로 쓰면서 은행이자 3배 수익 받는곳?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