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주부 김현영(가명)씨는 일명 '영포자'(영어 포기자)다. 공대에 진학 하면서 취업 할 만큼의 토익 성적만 만들어 놓았다. 회화? 'Hello, How are you? I'm fine' 정도 밖에 할 줄 모른다.
그런 김 씨는 영어 때문에 머리가 지끈 거린다. 바로 다섯살 딸 아이 때문이다. 김 씨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은 영어 교육 열풍에 딸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냈다. 비싼 수업료 때문에 허리가 휘지만 고민은 따로 있었다.
최근 김 씨는 영어 유치원 공개수업에 다녀왔다. 아이는 유치원에서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이것이 날 닮아서 영어엔 젬병"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대로는 안될것 같다.
김 씨의 딸은 아이들은 영어만 써야 하는 갑작스런 환경에 부담을 느끼거나 이유도 모른 채 낯선 언어를 암기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영어 울렁증, 부작용이다.
신간 '우리집은 영어 창의력 놀이터'(이수정 지음, 이지스퍼블리싱) 는 영어 울렁증 때문에 고민인 엄마와 아이가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뉴욕대학교(NYU)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ESL(영어를 제2 언어로 쓰는) 어린이들이 대부분인 뉴욕의 유치원에서 근무했다. 이 유치원의 교육 방침은 아이들에게 따로 영어 학습을 시키지 않는 것. 놀랍게도 모국어밖에 몰랐던 아이들이 6개월이 지나자 영어로 대화하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는 조기 영어교육 전문가의 15년 노하우를 바탕으로 뉴욕 유치원의 놀이 교육을 한국 실정에 맞게 소개했다.
영어에 서툰 엄마라면 ‘영어로 놀이를 진행할 수 있을까?’, ‘아이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까?’ 등의 걱정부터 앞설 것이다.
‘이 말만은 꼭 영어로 해봐요!’ 코너에서 제시한 핵심 표현 2~3문장을 놀이 내내 반복하면 되고, 놀이 중 부모의 말문이 막히지 않도록 놀이 상황마다 사용할 회화 표현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실었기 때문이다. 또 단어를 따로 찾지 않도록 준비물 단어까지 뜻을 모두 소개하고, 발음 팁과 부록 CD를 통해 원어민 발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발음 CD에서는 네이티브 스피커가 천천히 한 번, 보통 속도로 한 번씩 문장을 들려줘, 영어 울렁증 엄마도 무리 없이 따라 하도록 했다. 또한 독자들의 다양한 수준을 고려해 ‘하나 더!’ 코너에서 다양하고 난이도 높은 영어표현을 추가로 알려 준다.
저자가 설명하는 뉴욕 유치원의 교육과정의 특징을 살펴보자.
첫 번째, 프린트물이나 교재가 없다. 뉴욕 유치원에선 연필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정답을 맞혀야 하는 프린트물이나 교재를 나눠 주지 않고 놀이 활동을 하면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익힌다.
둘째, 아이의 ‘인지’와 ‘정서’ 발달을 중심으로 교육한다. 다양한 영역을 동시에 발달시켜야 할 시기에 ‘영어’만 강조하면 사회성 부족, 정서 불안 등 성장 불균형이 생기고 영어에 싫증을 느끼는 부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셋째, 하나의 주제를 놓고 다양한 방식으로 통합하여 교육한다. 이러한 방식은 현재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하고 있는 예술 통합 교육으로, 미국, 영국 교육 노하우다.
키즈맘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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