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상생광고 마케팅] "30% 싼 배추 30만포기 단숨에 매진"…농가·소비자 '함박웃음'

입력 2013-12-04 21:02   수정 2013-12-05 04:07

배추·무 농가 시름 덜고 기업은 이미지 제고
가격 할인·하나 더 행사…고객 호응 높아
LH·CJ·삼립식품·풀무원 등 기업 참여 '러시'



[ 고은이 기자 ]
서울 갈현동의 동성슈퍼. 이 작은 슈퍼엔 지난달 말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다. 특히 제주산 감귤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NH농협생명이 3억원의 광고비를 집행하면서 박스당 1만3000원이던 가격이 1만원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감귤은 지난여름 폭염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올겨울 가격 폭등이 예상되던 품목. 염기동 농협 창조경제유통혁신단장은 “기업 상생광고는 가격이 오른 농산물을 소비자들에게 값싸게 제공하고 가격이 지나치게 떨어진 품목은 판로를 넓혀줌으로써 가격 안정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추밭 갈아엎을 뻔했는데…”

농산물 상생 마케팅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기업과 농가, 소비자들이 동시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달 12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1차 마케팅에선 총 30만포기, 5t 트럭 150대 분량의 배추가 시중가보다 30%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팔려나갔다. 네 포기당 5500원에서 3900원으로 떨어진 것. 무 18만단(5t 트럭 130대 분량)과 감귤 16만박스도 비슷한 폭의 가격 인하가 이뤄졌다.

2차 마케팅이 시작되는 5일부터는 또 다른 상생광고가 붙은 무가 전국 하나로마트와 경기 고양, 전북 전주, 제주지역 슈퍼마켓에서 팔린다. 삼립식품과 애경,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15개 기업들이 낸 광고비(총 2억6500만원)로 ‘2+1’ 행사를 하는 것. 임영청 CJ제일제당 상무는 “최근 무 가격이 폭락했는데 기업이 무를 구입해 시중에 싸게 풀면 소비가 늘어나지 않겠느냐”며 “식품기업으로서 농가도 돕고, 기업 이미지도 높일 수 있어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풍년으로 인한 공급과잉에 시름했던 배추·무 농가들도 상생광고 덕에 걱정을 덜었다. 충남 태안군 부석면에서 배추농사를 짓고 있는 이대기 씨는 “팔 데가 없어 배추밭을 갈아엎으려다 상생광고 덕에 판로가 뚫렸다”며 “농민들에겐 생명끈과도 같은 광고”라고 말했다.

싼 값에 농산물을 팔면서 중소슈퍼마켓에도 고객 수가 크게 늘었다. 동성슈퍼에선 상생광고가 삽입된 배추 2400포기와 감귤 200박스가 하루 만에 다 팔리기도 했다. 매출도 평소보다 10배 이상 뛰었다. 전대환 동성슈퍼 사장은 “소비자들의 반응이 워낙 좋아 준비해놓은 물량이 하루 만에 동이 났다”며 “농산물을 팔 때마다 어느 기업이 후원했는지 한번 더 설명하기 때문에 고객들도 광고기업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TV 광고보다 효과 클 것”

덕분에 농산물 상생 마케팅의 광고 효과가 일반적인 TV 광고보다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가 사는 농산물을 직접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더 친숙하게 다가간다는 것이다. 배추광고에 2억원을 낸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일반 광고보다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는 더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소비자들이 기업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농산물을 사가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농산물 등 먹거리와 연관이 있는 기업들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이상욱 농협중앙회 농업경제 대표는 “예를 들어 김치냉장고 제조업체가 배추에 ‘OO김치냉장고가 김장배추 가격을 2000원 싸게 드립니다’란 광고를 내보내면 주부들로부터 광고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광고플랫폼 측면에서 확장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농민들을 고객으로 삼는 농기계업체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보효과에 더해 농가를 지원해 농민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안정 효과도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유례없는 풍작으로 생산과잉의 늪에 빠진 배추의 경우 지난달 초 도매가가 3915원(10㎏들이)으로 평년 대비 40% 이상 폭락했지만 기업들이 상생광고를 실시한 이후인 이달 초엔 6000원대로 제자리를 찾았다. 소비가 늘어나면서 수급이 균형을 이룬 것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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