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태형 기자 ] 서울에서 경남 통영으로 내려온 한 출판사 팀장 부부는 지역의 건강한 먹거리를 찾다가 전남 구례군 지리산 농부 홍순영이 재배한 쌀을 찾아냈다. 직접 산지로 찾아가 구입하면서 한 가족의 삶을 만났다. 갓 스물을 넘긴 아가씨가 땀을 뻘뻘 흘리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땅을 가꾸고, 햇살과 바람에 가슴을 펴고, 환하게 웃음 짓는 모습을 봤다. 팀장은 이 아가씨처럼 작지만 빛나는 삶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또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가업을 잇는 청년들》은 이렇게 시작됐다. 저자들은 2년여에 걸쳐 부모의 삶에서 꿈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색을 덧입혀 가업을 잇는 청년들을 찾아내고 수차례 만나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취재했다. 서울 천호동 대장장이 부자, 대구 용산동 시계수리공 부자, 충주의 장돌림(여러 장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장수) 모자, 전남 구례군 농부 아버지와 남매, 서울 송파동 떡장수 부모와 자매, 통영의 두석장(각종 가구에 덧대는 금속장식을 만드는 장인) 부자 등 가업을 잇는 현장의 진솔한 이야기를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부모와 자식간에 대를 넘어 이어지는 일에 대한 마음가짐과 삶의 자세를 가감 없이 전한다.
이 책에 실린 청년들이 하는 일은 인기 직업은 아니다. 조금은 힘든 일들이다. 하지만 일에 대한 그들의 자긍심과 확신은 누구보다 크고 단단하다. 저자들은 이들의 선택이 부모에 대한 존경심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이들의 삶은 순간의 큰 깨달음으로 인한 극적인 방향 전환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소소한 일상에서 건져올린 작은 발견과 감동이 쌓여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설명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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