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크리스마스트리에 담긴 뜻

입력 2013-12-05 21:03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정석범 기자 ]
12월만 되면 유럽의 거리는 온통 크리스마스트리로 넘실거린다. 사람들은 저마다 상록수에 붉은 방울과 갖가지 장식물을 주렁주렁 매달아 예수 탄생을 기린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런 장식물의 기원과 의미에 대해 제대로 아는 이가 드물다는 점이다.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16세기 독일의 개신교도들이었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마르틴 루터가 처음으로 나무에 촛불을 설치했다고 한다. 수목숭배 성향이 강했던 스칸디나비아 등 북유럽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새해에 붉은색 사과와 대추를 매단 나무를 집안이나 외양간에 설치해 나쁜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고 한다. 액막이용 나무가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성스러운 나무로 변질된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모양의 크리스마스트리는 중세 종교극에서 처음 등장했다. 아담과 이브를 기리는 연극 무대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장식됐는데 전나무 같은 상록수에 사과와 제병(가톨릭의 성체성사에서 신부가 신도에게 주는 작은 빵)을 매단 것이었다.

상록수는 낙원의 나무로 영생을 의미하고, 붉은색의 빛나는 방울은 선악과를, 제병은 구원을 상징한다. 크리스마스트리 안에 원죄, 구원과 영생 등 기독교의 핵심적 메시지가 압축돼 있는 것이다. 결국 크리스마스트리에는 벽사(액막이)로부터 구원에 이르는 인간 믿음의 역사가 압축돼 있는 것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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