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위 "외국계 예외없다"
이디야 등 프랜차이즈업계 "또다른 약자 죽이는 형국"
[ 강진규 기자 ]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가 5일 커피 햄버거 피자 업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신청키로 한 데 대해 관련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특히 외국계 업체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통상 갈등 우려도 나오고 있다.
커피전문점인 이디야의 문창기 대표는 “이디야 가맹점주는 모두 영세한 소상공인”이라며 “가맹본사의 영업이 어려워지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영세한 가맹점주들”이라고 말했다. 이디야는 현재 직영점 16곳을 제외한 1000여개의 점포가 모두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카페베네는 잇단 규제에 국내 사업 계획을 수정했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당초 국내 매장을 1200개가량 운영하는 것을 계획했지만 1000개 이상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외국계 기업인 스타벅스 커피빈 맥도날드 버거킹 도미노피자 피자헛 등이 중기적합업종 신청대상 브랜드에 포함된 것도 주목된다. 김수복 중앙회 사무국장은 “국내 대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반쪽 조치’는 무의미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외식업 중기적합업종 선정 당시 놀부NBG 등 외국계 기업들은 외식전문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면서 규제를 피해갔었다.
스타벅스와 버거킹은 최근 글로벌 본사에 ‘중기적합업종 규제로 인해 신규 출점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버거킹 아시아퍼시픽 본사는 “현지의 법이 정해진다면 준수하겠다”는 기본 입장을 밝혔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향후 동반성장위원회 측에서 사업 현황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면 회사의 입장을 전달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반위는 국내외 업체를 동등한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동반위 고위 관계자는 “외국계 업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상 갈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동반위가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명시적인 법령 외의 관행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형식상 민간기구인 동반위의 결정도 통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중앙회는 연말까지 필요한 서류작업을 마치고 3개 업종에 대한 중기적합업종 신청서를 차례로 제출할 계획이다. 커피는 올해 안에, 햄버거와 피자는 내년 초에 신청할 방침이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동반위의 실태조사와 조정위원회 회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기적합업종 지정 여부가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3개 업종이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베이커리 브랜드처럼 신규 출점이 제한되거나 외식업처럼 출점 가능 지역이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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