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06일(09:2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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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 수수료만 40억원에서 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진 LIG손해보험 매각주관사 자리를 두고 국내외 투자은행(IB)들이 열띤 경쟁에 돌입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마감된 LIG손해보험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CS) 등 외국계 IB를 비롯해 우리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등 국내증권사와 삼일PWC, 딜로이트안진, EY한영 등 회계법인들도 대거 참여했다. 하나대투증권은 LIG그룹 관련 과도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으로 부담을 느껴, 이번에 참여하지 않았다. 국내 손보업계 4위인 LIG손보의 특성을 감안, 경쟁업체인 삼성화재, 동부화재, 한화손보 등의 계열 증권사인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에는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IG손보는 다음주 적격예비후보(쇼트리스트) 3~4곳을 선정한 뒤, 프리젠테이션(PT) 심사를 거쳐 이달 중순쯤 매각주관사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은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LIG손보 지분 20.96% 전량과 경영권이다. LIG손해보험은 LIG투자증권 지분 82.35%를 보유하고 있어, 매각주관사는 LIG투자증권을 함께 매각할 권리가 주어진다. 5000억원 이상 가치로 알려진 LIG손해보험을 매각하면 매각자문사가 받게 될 자문수수료만 40억~6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주관사선정 과정에서 출혈경쟁이 벌어질 경우 수수료는 20억~30억원대로 낮아질 수 있으나, LIG그룹측은 ‘싼 수수료’보다 ‘최고가 매각’이 가능한 주관사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많은 해외 인수후보들을 끌어올 수 있는 외국계 IB가 매각주관사로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유력설’도 나오고 있다. 씨티는 지난 2월 LIG넥스원 지분 49%를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4200억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매각한 경험이 있는 데다 LIG오너그룹과 친밀한 관계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씨티는 LIG넥스원 지분 매각 당시 방산업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외국계 전략적투자자(SI)들을 대거 인수후보로 끌어들인 것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며 “외국계 IB들이 리먼사태 이후 인적 구조조정으로 인력이 부족한 것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씨티측은 당시 가격을 높이기위해 전략적 차원에서 외국계를 끌어들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외국계IB 대부분 인력이 ‘3조원짜리 딜’인 경남·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 관련 자문과 ‘1조~2조원 딜’인 ADT캡스 딜에 매진하고 있는 점은 여력면에서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 증권사와 회계법인들은 외국계 IB에 비해 대형 딜 진행 경험이나 해외네트워크가 약하다는 측면에서 열세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LIG손보의 실질적인 인수후보로 국내 금융회사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국내 인수후보들을 상대로 탄탄한 영업력을 갖춘 국내 IB들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LIG건설 기업어음(CP)의 주요 판매처로서 많은 소송을 당했다는 부담이 있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LIG그룹에 ‘동정표’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KDB대우증권은 글로벌IB와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글로벌네트워크 열세를 보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증권사와 회계법인들이 수수료를 낮게 제시할 경우 '가격경쟁력'면에서 외국계를 앞설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외국계 IB 대표는 "국내 증권사의 경우 LIG투자증권의 잠재적 경쟁 상대라는 점은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며 "LIG그룹 측에서 최고가 매각을 원칙으로 세웠기 때문에 '제살깍이'식 수수료 경쟁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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