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휘 기자 ] 국민연금 기금의 올해(10월 누계) 수익률이 3.72%로 최근 3년(2010~2012년) 평균치인 6.40%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주식 투자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보건복지부는 6일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기금 자산 421조7000억원(10월 말 기준) 등 기금운용 현황을 보고받았다. 기금 규모는 작년 말보다 29조7756억원 증가했다. 자산 종류별 비중은 △국내주식 19.7% △해외 주식 9.9% △국내 채권 57.0% △해외 채권 4.5% △대체 투자 8.9% 등이다.
1~10월 기금 운용을 통해 거둔 잠정 수익은 14조6825억원, 수익률은 3.72%로 잠정 집계됐다. 성적을 떨어뜨린 가장 큰 요인은 국내 주식 부문이다. 기금 운용역은 국내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해 8월까지 누적 수익률 -3.62%를 기록했다. 위탁 운용 부문도 같은 기간 -0.92%에 그쳤다.
그나마 해외 주식 직접, 위탁 모두 8월 누적 기준으로 14.93%, 11.67%의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이 전체 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내년 초 2013년도 결산(안) 의결을 통해 기금운용 현황이 최종 확정되면 국민연금과 해외 주요 연기금과의 수익률 격차가 더욱 두드러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기금운용위는 해외 주식과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등 대체투자 분야에 자금을 집행할 때 환헤지 목표 비율을 0%로 설정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0%포인트의 허용 범위 내에서 헤지 비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해외 주식 환헤지 목표 비율은 10%였다.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과 대체 투자에 투입한 누적 자금은 약 80조원으로 환헤지 목표를 ‘제로’로 설정함에 따라 내년 신규 투자에 필요한 달러(약 154억달러)는 외환 시장에서 조달하게 된다. 하루 평균 6100만달러 규모다.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가 있을 때마다 외환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금운용본부는 내년부터 외화 계정을 설치, 일정액은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달러로 그대로 보유한 채 해외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2007년 전략적 환헤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이후 환헤지로 인한 손익을 분석한 결과 채권은 100% 헤지를 하되, 주식과 대체투자 분야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가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뿐 아니라 이머징마켓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어 외환 관리에도 포트폴리오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결정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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