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 맞춤치료로 패러다임 변화중

입력 2013-12-09 13:28   수정 2013-12-09 14:20

암 환자의 경제적, 심리적 부담 완화와 치료 효과 증대시켜주는 항암 맞춤치료에 의료계 주목
바이오마커 활용한 맞춤치료 연구 활발해지면서 보다 다양한 암에 대한 치료 기대감 상승

OECD가 2년마다 발간하는 ‘한눈에 보는 보건지표 2013’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명보다 1년 많은 81.1세이며, 고령화 진행 속도 또한 다른 회원국들에 비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만성질환자나 장기 질환 치료자들의 수도 증가하면서, 한국의 인구 1인당 의료비 또한 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2011년 경상의료비 중 공적재원은 56.6%(49조3000억원)로 OECD 평균인 72.4%에는 한참 못미치면서 국가의 의료비 부담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평균 수명 연장 및 고령화로 인해 의료비 지출이 늘고 가계 부담이 가중되면서 의료계에서는 암과 같은 중증 질환 치료 시 환자의 유전정보를 분석해서 효과적인 치료제를 골라 사용하는 맞춤치료에 주목하고 있다. 맞춤치료는 환자나 환자 가족의 경제적,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주고 치료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최초의 표적치료제인 글리벡(Gleevec)은 기존의 항암제와 달리 정상세포를 거의 죽이지 않아 환자들이 고통 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 현기증과 근육통 등을 제외하고는 부작용도 거의 없다. 대표적인 유방암 치료제로 알려진 로슈의 허셉틴(Herceptin) 또한 실제로 유방암 환자의 20~25%에서만 과발현을 보이는 헐투(HER2 또는 erbB)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여 유방암 발생이나 진행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폐암은 조직형에 따라 크게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뉘는데, 전체 폐암의 80~9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의 대표적인 치료제인 `이레사(Iressa)`와 `타세바(Tarceva)`는 치료 환자의 90%가 상태가 호전될 정도로 효과가 좋지만 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에만 효과가 높다. ‘이레사’와 ‘타세바’는 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암세포의 EGFR 과발현을 억제해 암세포의 성장을 막고 사멸을 유도하며, 다른 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암세포에만 작용해 부작용도 적다.

이처럼 최근 의학?제약 업계에서는 항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맞춤치료로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맞춤치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바이오마커란 혈액속에 들어있는 단백질 중 특정 질환과 관계된 물질로, 바이오마커가 규명되면 치료 대상의 바이오마커 수치 측정을 통해 처방 약물의 치료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 지금은 일부 유방암 및 폐암 환자에게만 맞춤치료를 할 수 있지만, 바이오마커에 대한 연구 진행 및 성과가 지속된다면 머지 않아 췌장암은 물론 간암, 대장암 등 대부분의 암 환자에 대한 맞춤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엘젬백스의 항암백신 ‘GV1001’은 췌장암 임상 3상(텔로백)에서 암환자가 염증 반응 정도를 나타내는 C-반응성 단백질(CRP)이 적거나 면역 관련 단백질 성분인 이오탁신(eotaxin)이 많을 경우 ‘GV1001’ 적용을 통한 생존 기간이 길어진다는 결과를 밝혀내고, 올해 6월 바이오마커에 대한 유럽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GV1001’은 사람의 체내에 있는 16개의 아미노산 사슬을 인공적으로 합성해서 만든 펩타이드 단백질로, 암세포에서 특이하게 과다 발현되는 텔로머라아제(Telomerase) [1]을 표적으로 한다. 특히 ‘GV1001’은 췌장암을 비롯, 혈액암, 폐암, 간암, 흑색종 등에 대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암의 치료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팀도 지난 2011년 대장암 표적항암제인 ‘세툭시맙(상품명 얼비툭스, ERBITUX)’과 ‘베바시쭈맙(상품명 아바스틴, AVASTIN)’에서 바이오마커를 규명하고, 바이오마커가 있는 환자에게 ‘세툭시맙’과 ‘베바시쭈맙’을 처방했을 때 평균 생존기간이 약 4개월 정도 길어진다고 국제학술지 ‘임상암연구’에서 밝혔다.

카엘젬백스 김상재 대표는 “바이오마커는 효과적인 암치료뿐만 아니라 암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는데에도 활용된다”며 “임신 여부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임신진단키트처럼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면 환자로부터 채취한 적은 혈액만으로도 질병에 걸렸는지와 질병의 진행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항암치료에 있어 바이오마커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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