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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N의 '응답하라 1994'가 인기다. 각종 SNS에는 20대 중반인 친구들부터 50대 초반의 부장님들까지 모두 '응답하라' 이야기뿐이다. '그땐 그랬지, 내가 대학교 때는 말이야~'라는 공감형부터 '쓰레기 연기 너무 잘한다'등의 반응까지 다양하다.</p> <p>40대 중반의 한 지인은 ''응답하라 1994'를 보면서 울었다. 대학교 때 생각이 새록새록 났다. 서강대를 나와서 신촌에서 하숙을 했다. 드라마 속에 나오는 거리가 모두 익숙하다. 하숙집 근처에 록카페 '스페이스'가 있었는데, 난 2층에 못 올라가게 했다. 그땐 몰랐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이유를 알았다'며 드라마 속 감동을 이야기하기도 했다.</p> <p>여기에 찰진 부산 사투리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명품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들도 한몫한다. 쓰레기, 삼천포, 나정이 등 톡톡 튀는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와 공감 가는 탄탄한 스토리가 만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만약 '응답하라 1994'가 그저 추억을 상기시켜줄 뿐이었다면 '다큐'가 되었을 것이다. '추억팔이'와 '작품성'이 만나 전 국민을 1994년의 감성으로 돌려놓았다.</p> <p>게임 중에서도 '추억팔이'와 '작품성'이 만나 게이머를 추억으로 돌려놓은 게임이 있다. 89년생 기자에게 '응답하라! 추억의 게임'은 바로 '포켓몬스터'와 '프린세스메이커'다.</p> <p>'포켓몬스터'는 초등학생 시절 하루에 500원씩 받는 용돈을 모두 샤니 포켓몬빵을 사먹으며 '띠부띠부실'을 모으게 한 인기 애니메이션이다. 그런 기자가 천리안을 통해 우연히 다운받은 '포켓몬스터' 게임은 충격이었다. 비록 조그만 화면 속 흑백 게임이었지만, 지우가 되어 수풀을 헤치고 다니며 포켓몬을 직접 잡을 수 있다는 사실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했던 기억이 있다.</p> <p>
그런 '포켓몬스터'가 새로운 시리즈인 X, Y로 10월 12일 전세계 동시 발매되었다. 이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축제분위기였다. 한 친구는 '우리 누나가 올해 31살인데, '포켓몬스터' 신작을 사기 위해 초등학생들과 함께 줄을 서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p> <p>기자 역시 '포켓몬스터'를 닌텐도 3DS로 만나보았다. 그리고 그 주 일요일, 1분 1초가 소중한 주말에 침대에 누워 8시간동안 움직이지도 않고 포켓몬만 잡았다. 옛날처럼 '이상해씨', '파이리', '꼬부기'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하고, '이브이'를 보면서 '예전에 이브이 띠브띠브실이 안 나와서 빵을 몇 개나 먹었더라'라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가이낙스의 '프린세스메이커' 역시 좋아하던 게임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는 보라색 머리카락을 가진 요정(?)이 나오는 3편을 즐겼다. 돈을 벌기 위해 미친 듯이 아르바이트를 시킨 결과, 도서관 사서와 목수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매력' 지수를 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발레리나'나 '술집여성'이 되어,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양육의 어려움을 어린 나이에 체험할 수 있었다. 15세가 넘어가면 여름 바캉스는 꼭 가야하는 것임을 깨닫게 한 게임이기도 하다.
따라서 어린 기자를 여러 가지 의미에서 성숙하게(?) 한 '프린세스 메이커'가 엠게임을 통해 카카오톡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다. 많은 유저들 역시 '드디어 프린세스 메이커가 모바일로 나온다니!', '난 공주를 무려 열두 번도 넘게 만들었다'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물론 '카카오톡으로 나오면 강제 덕밍아웃(오덕후인 것을 증명)되니 못할 것 같다'라는 아쉬운 이야기도 있었지만 말이다.</p> <p>'응답하라! 1994'처럼 단순히 두 게임이 '추억팔이'로만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다. 아직 '프린세스메이커'는 출시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포켓몬스터'는 이전에 비해 많은 변화를 겪었다. 다양한 미니게임을 통해 포켓몬과 교감을 쌓을 수 있고, 새로운 포켓몬의 추가로 수집하는 재미를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즉 '추억'과 '게임성'이 만나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만약 '추억'만 가지고 있었다면, 게임이 아니라 '시뮬레이션'이 되었을 것이다.</p> <p>아무래도 12월 말에 유행하는 '복고'는 12월이 추억을 파는 달이기 때문인 이유도 있는 것 같다. 마지막 달에는 그동안 못만났던 친구들도 억지로 시간을 내서 만나며 지나간 일을 떠올리는 달이다. 요즘은 워낙 시간이 빠르고 바쁘게 지나간다. 게임의 트렌드만 봐도 매일 새로운 것들이 와르르 쏟아지니, 이를 쫓아가기 바쁘다. 신선함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월말만큼은 추억팔이를 하며 느긋한 게이머의 감성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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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낙스의 '프린세스메이커' 역시 좋아하던 게임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는 보라색 머리카락을 가진 요정(?)이 나오는 3편을 즐겼다. 돈을 벌기 위해 미친 듯이 아르바이트를 시킨 결과, 도서관 사서와 목수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매력' 지수를 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발레리나'나 '술집여성'이 되어,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양육의 어려움을 어린 나이에 체험할 수 있었다. 15세가 넘어가면 여름 바캉스는 꼭 가야하는 것임을 깨닫게 한 게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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