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두 영화는 규모가 큰 대작들이어서 흥행을 예견했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러나 ‘변호인’은 아직도 감이 안잡힙니다. 선입견 없이 대중들이 봐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송강호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뒤 마음을 고쳐 먹었다.
“시나리오를 받은 다음날 거절했어요. 마음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느닷없이 과분한 작품을 받았거든요. 그분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책임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었죠. 그런데 그후 일주일간 배역이 눈에 밟히더군요. 따스한 배역이 끌리더군요. 운명같은 시나리오였어요.”
그는 스스로 정치적인 성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하지만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는 것이다.
“연기를 할 때에는 그분의 열정과 확고한 신념을 표현하려고 애썼습니다. 촬영 현장은 화목한 분위기였지만 그 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있었어요. 욕 먹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다른 작품에서는 연기를 못하면 나만 욕먹으면 되지만 이 배역은 내가 연기를 못하면 그분에게 누를 끼칠 수 있으니까요. 생전 처음 대본 연습도 했어요. 제 평생 가장 힘든 배역이었어요.”
그는 진짜 변호사같은 리듬으로 공판 장면 연기를 준비했다고 한다.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열정을 훼손시키지 않는 데 힘썼다고. 그러나 그런 의지가 지나친 탓인지 종반부 장면에서는 변론 중 눈물을 글썽이는 등 감상적이고 신파적이란 비판도 나왔다.
“그렇게 볼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 장면에서는 예술적인 가치보다 주인공의 내면을 대중들에게 어떻게 전달할까 하는 데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는 두번 만났던 인연을 소개했다. 영화 ‘밀양’으로 전도연이 칸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함께 점심을 했지만 자신은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밥만 먹었다”고 했다. 또 한번은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여러 사람들과 표창을 받는 자리였다고. 송강호는 지난 2년간 너무 숨가쁘게 달려와 내년 상반기까지는 쉬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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