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LG화학 사장은 최고경영자(CEO) 승진 1년 만에 지난달 부회장으로 파격 발탁됐다. LG그룹이 올 들어 첫 단행한 부회장 승진이었다. "철저하게 성과 중심의 인사"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 사장은 CEO 1년 만에 그룹 최고 수뇌부에 진입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LG화학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사장은 1977년 럭키로 입사한 공채 출신. 다양한 사업부를 거친 현장 경험이 빛을 발했다. 관련 업계에선 LG화학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그룹의 사랑을 독차지할 정도로 올해 LG화학의 실적은 눈에 띄었다"고 분석한다.
◆실적 하락에도 투자자 '러브콜'
11일 [한경닷컴]이 17개 증권사를 통해 '2014년 투자 유망 종목'을 집계한 결과 LG화학은 5개 증권사 추천을 받았다. 롯데케미칼과 함께 내년 유망주 공동 4위에 올랐다.
LG화학은 올 하반기 들어 증권사들이 매주 내놓는 '주간 추천종목'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했다. 전기차와 2차전지 시장에서 LG화학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지난 3분기 실적은 매출 5조8651억 원, 영업이익 5163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0.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 23.3% 줄었다.
하지만 주가는 내년 실적 기대로 정반대로 움직였다. 올 하반기에 LG화학 주가는 15% 이상 치솟았다. 25만 원대였던 주가는 30만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증권가, 주가상승 기대 '후끈'
'석유화학, 자신감을 가지세요. 우려가 기대로 바뀝니다.'(아이엠투자증권) 'LG화학, 경기 회복과 경쟁력이 만나면'(KDB대우증권) 'LG화학, 2014년 업황 개선과 증설효과의 상승작용'(메리츠종금증권)
증권사들이 내놓은 분석 리포트의 제목이다. 내년에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LG화학에 쏠린 관심을 반영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LG화학이 군계일학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 관련 경기지표가 개선되면서 업황이 구조적으로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며 "중국의 석유화학 수요가 확인될 경우 실적이 폭발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화학 업종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내년 1분기 이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부문은 2015년 이후 고객사의 차세대 모델이 나오면서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가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 GM의 경우 2015년에 성능을 크게 개선한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도 환경규제를 맞추기 위해 전기차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원용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관련 업체들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그는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증설 효과가 내년부터 나타나 본격적으로 이익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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