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서 약수와 인수는 참 중요한 용어다. 초등학교 때 배운 약수를 중학교부터 인수라고 쓴다. 소인수분해도 그렇고, 인수분해도 그렇다. 약수와 인수는 같은 개념인 것 같지만 조금은 다르다.
‘약수’에서의 약(約)은 ‘간략히 한다’는 뜻과 ‘묶고 다발 짓는다’라는 뜻이 있다. ‘묶고 다발 짓는다’라는 말을 잘 생각해보면 ‘귤 12개를 3개씩 나누어 주면 몇 사람에게 줄 수 있는가?’라는 문제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3개씩 준다는 말은 곧 3개씩 묶어 준다는 말과 같은 뜻이므로 12÷3=4이다. 따라서 약(約)이라는 한자어에는 ‘나눗셈하다’라는 뜻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약수를 영어로는 ‘divisor’라고 하고 ‘나누는 수’인 나눔 수를 뜻한다. 즉 약수란 어떤 수를 나머지 없이 나눌 수 있는 수를 원래의 수에 대하여 이르는 말이다.
예를 들어 15의 약수를 구해보자. 15÷1=15, 15÷3=5, 15÷5=3, 15÷15=1의 나눗셈으로 부터 15의 양의 약수인 1, 3, 5, 15를 구할 수 있다.
나눗셈은 곱셈의 역연산이므로 15÷1=15, 15÷3=5, 15÷5=3, 15÷15=1의 나눗셈식을 15=15×1, 15=3×5, 15=5×3과 같은 곱셈식으로 바꾸어 표현 할 수 있다. 이렇게 곱셈식으로 표현할 때 1, 3, 5를 15의 인수(因數·factor)라고 한다. 예를 들어 24=1×24=2×12=3×8=4×6이므로 1, 2, 3, 4, 6, 8, 12, 24는 모두 24의 약수이자 인수이고, 소수인 2, 3은 24의 소인수이다.
약수와 인수는 비슷한 개념이지만 약수가 인수보다 포괄적인 개념인 것이다. 약수는 나눗셈 관점에서 생각한 것이고, 인수는 곱셈 관점이다. 약수와 배수 관계는 서로 반대의 개념이지만 인수와 배수의 관계는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수는 주어진 수나 다항식(多項式)을 몇 개의 수와 다항식의 곱으로 나타낼 때, 그 수와 다항식을 원래의 인수라고 한다.
곱셈으로 나타낼 수 있을 때 어떤 수나 다항식을 두 개 이상의 다른 수나 식의 인수의 곱의 꼴로 나타내는 것을 그 다항식을 인수분해한다고 한다. 소(素)는 본디와 바탕을 뜻하므로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적 요소 또는 만물의 근원이 되는, 항상 변하지 아니하는 구성 요소를 뜻하지만 수학에서는 모임을 이루는 낱낱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소수를 의미한다.
따라서 소인수분해는 소수로 된 인수의 곱으로 분해하는 것을 말하고 이 소인수분해의 결과는 한가지로만 되는데 이를 소인수분해의 일의성이라고 한다. 또한 인수 중 소수인 것을 소인수(素因數), 숫자의 인수를 수인수(數因數), 문자의 인수를 문자인수라고 한다.
인수분해의 목적은 어떤 수나 다항식을 가장 기본적이고 간단한 조각 또는 요소의 곱의 꼴로 분해하여 어떤 성질이나 속성이 있는가를 파악하는 데 있으며 수는 소수들의 곱으로, 다항식은 더 이상 인수분해되지 않는 다항식의 곱의 꼴로 분해하는 것이다.
이승민
<재미난 수학세계> 필자인 이승민 선생님은 중앙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 보성여고에서 11년 동안 수학교사로 재직했으며 재능방송 제작팀장, 마인드맵 인스트럭터 등을 지냈다. 교육부 디지털교과서 개발위원, 국제수학경시대회(WMC) 출제위원, 배재대 수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화신교육그룹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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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 잉글리시로 변해가는 콩글리시들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는 버스(bus)나 컴퓨터(computer)처럼 본래 영어단어지만 한국에 들어와 한국어가 된 단어가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국어 단어가 미국에 진출하여 영어단어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심지어는 콩글리시가 정식 잉글리시가 되기도 한다.
휴대전화를 지칭하는 ‘핸드폰(hand-phone)’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콩글리시 중 하나이다. 정식 영어단어는 cell-phone 혹은 mobile-phone이다. 그런데 한국을 포함하여 동남아시아에서는 hand-phone이라는 잘못된 표현이 대단히 많이 쓰이고 있다. 심지어 ‘핸드폰’은 국어사전에까지 실려 있다. <핸드-폰(hand phone):=휴대 전화. ‘휴대 전화’ ‘손전화’로 순화(출처:표준국어대사전)> 오늘날 한국인을 포함한 수많은 아시아인들은 영미권으로 건너가, hand-phone이라는 단어를 영미 본토에 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급기야는 hand-phone이란 단어가 옥스퍼드 사전에 다음과 같이 등재되기에 이른다. handphone:used in SouthEast Asia as the word for a mobile/cell phone(핸드폰: 동남아시아에서 a moble/cell phone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됨)
컴퓨터, 사무기기 제품들로 유명한 휴렛팩커드(HP)에 근무한 적이 있는 지인에게 들은 재미난 이야기가 하나 있다. 한번은 그 분이 외국인 동료 직원들과 함께 다른 국내 회사와의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다. HP의 외국인 직원들은 당시 회의에 참석한 모 회사 한국인 직원들과 명함을 교환했는데, 명함을 보더니 그들을 전부 HP의 직원으로 오해하더라는 것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한국인 직원들의 명함에 전부 ‘HP’라는 문구가 찍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 사람들이 명함을 영어로 제작할 때 ‘핸드폰(Hand-Phone)’ 번호를 ‘HP:010-××××-××××’와 같은 형식으로 적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긴 일화이다. 이런 오해를 피하기 위해 영어명함에 휴대폰 번호를 표시할 땐 ‘Mobile:010-××××-××××’ 형식으로 적는 것이 좋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이 있다. 콩글리시는 무조건 잘못된 것이고, 무조건 피해야만 하는 것일까? 언어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 새로운 단어가 끊임없이 태어나고, 쓰이지 않는 단어는 죽어 없어진다. 머나먼 과거에 ‘고려’ 왕조를 영어로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낸 ‘Korea’라는 단어는 서양인들은 알지 못하는 콩글리시였다. Korea는 물론 kimchi(김치), 불고기(bulgogi), 비빔밥(bibimbap)과 같은 토종 우리말이 세계로 뻗쳐나가 정식 영어단어가 된 것처럼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고 한류의 물결이 더 거세질수록 점점 더 많은 콩글리시가 잉글리시로 변해갈 것이다.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유티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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