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완 기자 ] 20세기 미국, 영국, 독일 주식시장의 대세상승은 성장률과 노동생산성이 장기 평균 이상이고 인플레이션이 장기 평균 이하일 때 발생했다. 금융시장의 글로벌화와 유럽 통합으로 개별 국가의 성장률과 주식시장 간 연관성이 약해진 일부 예외 구간이 있었지만 지난 100년간 나타난 공통적인 현상이었다.
올해는 장기 평균 이하의 인플레이션이라는 조건은 충족됐지만 성장률과 노동생산성은 여전히 장기 평균을 넘지 못했고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으로 조만간 장기 평균을 웃돌 것이라는 기대만 있었다. 내년에 미국은 생산성의 급격한 회복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경제성장률이 장기 평균 또는 잠재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2011년 5월 이후 횡보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2009년 3월 이후 약 5년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버블 논쟁이 한창이다. 20세기 주식시장 대세하락(bust)의 가장 큰 원인은 인플레이션 또는 투기를 억제하려는 중앙은행의 긴축정책이었다. 정책금리 인상 초기에 나타나는 일시적 주가 조정에도 경기 회복 효과가 금리 인상 효과보다 크면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한다. 이후 금리 인상 효과가 쌓이면서 어느 순간 주가의 대세하락이 시작됐다.
이런 면에서 양적완화 축소는 매우 미묘하다. 적어도 2015년까지 지속될 제로금리 정책을 감안하면 양적완화 축소를 본격적인 긴축정책 전환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양적완화 축소는 경기 회복의 지속성에 대한 중앙은행의 확신을 반영한다. 따라서 양적완화 축소를 과거 정책금리 인상과 같은 긴축정책으로 간주하더라도 향후 경기 회복 효과가 더 크다면 주가는 일시적 조정 이후 다시 상승세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영호 < 트러스톤 자산운용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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