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불모지 개척
부동산업자 자문 받아 영업망 확대
휴대폰 점유율 50%대로 치솟아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도 1등
[ 라고스(나이지리아)=김현석 기자 ]
지난 1일 나이지리아 최대도시 라고스의 이케자(IKEJA) 쇼핑몰. 영화관과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90여개 점포가 있는 복합쇼핑몰로 주말을 맞아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데만 20분이 넘게 걸렸다.
부유층이 몰려드는 이 쇼핑몰의 가장 좋은 위치에 삼성전자 익스피리언스숍(Samsung Experience Shop)이 자리하고 있다. TV, 가전뿐 아니라 갤럭시노트3 등 모바일 기기를 써볼 수 있는 최신 체험형 매장이다. 아프리카에 드문 이런 체험형 매장을 열기 위해 나대성 삼성전자 나이지리아법인 부장은 올 초부터 부동산업자들과 함께 라고스 시내를 헤맸다.
아프리카엔 남아공을 빼면, 어느 곳에도 하이마트 같은 대규모 유통망이 없다. 나이지리아 최대 유통회사인 ‘슬롯’(Slot)도 25개 점포(9개 메인 도시)를 갖고 있는 데 그친다. 영업하려면 전국에 산재된 8000여개 전자매장을 모두 상대해야 하는 판이다. 일본 전자회사 등 다국적기업들이 아프리카에서 자주 실패를 보는 이유다.
삼성은 아프리카 시장을 중장기적으로 보고 아예 유통망을 만들고 있다. 부동산업자를 데리고 제일 좋은 몰, 제일 좋은 목을 찾아 체험형 매장을 열고, 오프닝 이벤트를 벌여주고, 운영 노하우까지 전수해준다. 이런 노력끝에 올해 말까지 나이지리아에서만 26개의 삼성익스피리언스숍이 문을 연다. 나이지리아법인은 또 지난해 초 90명선이던 현지인 직원을 150명으로 늘려, 전국 대도시 상권을 나누고, 각 상권을 ‘맨투맨’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나 부장은 “이곳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블랙베리 차이를 아직 모른다”며 “차이를 알려주며 시장을 개척하려면 체험형 매장이 최적”이라고 설명했다.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작년 초 10%대이던 삼성의 나이지리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 10월 50%대로 치솟았다. 나이지리아법인이 소속된 삼성서아프리카법인(SEWA)의 매출은 2011년 3억달러 선에서 지난해 5억달러, 올해는 11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김방룡 나이지리아법인장(상무)은 “세계 10위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만 해도 최근 정치 안정으로 경제가 연 6%대 성장하며 상위 3%인 500만명 정도는 월 평균 5000~1만 달러 수입에 집 대여섯 채와 차 서너 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 최지성 당시 대표이사(현 삼성 미래전략실장)가 최고경영자(CEO) 중 처음 아프리카를 찾은 뒤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경제가 성장가도를 달리는 데 주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인 10개국 중 6개국이 아프리카 국가였고, 또 2017년까지 가장 빠르게 성장할 20개국 중 11개가 아프리카 나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억달러를 투자해 올 7월 이집트에 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생산 기지인 TV공장을 준공했으며, 사하라사막 이남의 에티오피아에도 공장 건립을 고려하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지난 7월 나이지리아 가나 세네갈 탄자니아 수단 앙골라 등 8개국을 방문하는 등 작년부터 세 번째 아프리카를 찾아 영업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은 세계에서 가장 성장률이 가파른 지역인 아프리카에서 2015년까지 TV·가전 매출을 2012년의 4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윤 사장은 “아프리카는 우리가 생각하는 빈곤과 기아, 질병이 많은 곳이 아닌 기회의 땅“이라며 “우리 사업의 미래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아프리카 인적자원에도 투자하고 있다. 100명의 아프리카 젊은이들을 본사에 6개월간 연수를 보내는 ‘영리더 100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내년부터는 인턴도 뽑는다. 사람에게 투자해 중장기적으로 비즈니스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아프리카에서도 질주를 시작했다. 중동·아프리카 평판 TV 시장에서 2010년 39.1%, 2011년 40.7%, 지난해 46.9%를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45.2%에 달하는 점유율(매출 기준)을 기록했다.
TV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냉장고(23.4%)·세탁기(38.1%)·에어컨(26.5%) 3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한 삼성은 올 상반기에도 1등을 유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TV·가전 제품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30%에 달한다”고 말했다.
라고스(나이지리아)=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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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업자 자문 받아 영업망 확대
휴대폰 점유율 50%대로 치솟아
TV·냉장고·세탁기·에어컨도 1등
[ 라고스(나이지리아)=김현석 기자 ]
지난 1일 나이지리아 최대도시 라고스의 이케자(IKEJA) 쇼핑몰. 영화관과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90여개 점포가 있는 복합쇼핑몰로 주말을 맞아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데만 20분이 넘게 걸렸다.
부유층이 몰려드는 이 쇼핑몰의 가장 좋은 위치에 삼성전자 익스피리언스숍(Samsung Experience Shop)이 자리하고 있다. TV, 가전뿐 아니라 갤럭시노트3 등 모바일 기기를 써볼 수 있는 최신 체험형 매장이다. 아프리카에 드문 이런 체험형 매장을 열기 위해 나대성 삼성전자 나이지리아법인 부장은 올 초부터 부동산업자들과 함께 라고스 시내를 헤맸다.
아프리카엔 남아공을 빼면, 어느 곳에도 하이마트 같은 대규모 유통망이 없다. 나이지리아 최대 유통회사인 ‘슬롯’(Slot)도 25개 점포(9개 메인 도시)를 갖고 있는 데 그친다. 영업하려면 전국에 산재된 8000여개 전자매장을 모두 상대해야 하는 판이다. 일본 전자회사 등 다국적기업들이 아프리카에서 자주 실패를 보는 이유다.
삼성은 아프리카 시장을 중장기적으로 보고 아예 유통망을 만들고 있다. 부동산업자를 데리고 제일 좋은 몰, 제일 좋은 목을 찾아 체험형 매장을 열고, 오프닝 이벤트를 벌여주고, 운영 노하우까지 전수해준다. 이런 노력끝에 올해 말까지 나이지리아에서만 26개의 삼성익스피리언스숍이 문을 연다. 나이지리아법인은 또 지난해 초 90명선이던 현지인 직원을 150명으로 늘려, 전국 대도시 상권을 나누고, 각 상권을 ‘맨투맨’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나 부장은 “이곳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블랙베리 차이를 아직 모른다”며 “차이를 알려주며 시장을 개척하려면 체험형 매장이 최적”이라고 설명했다.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작년 초 10%대이던 삼성의 나이지리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 10월 50%대로 치솟았다. 나이지리아법인이 소속된 삼성서아프리카법인(SEWA)의 매출은 2011년 3억달러 선에서 지난해 5억달러, 올해는 11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김방룡 나이지리아법인장(상무)은 “세계 10위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만 해도 최근 정치 안정으로 경제가 연 6%대 성장하며 상위 3%인 500만명 정도는 월 평균 5000~1만 달러 수입에 집 대여섯 채와 차 서너 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 최지성 당시 대표이사(현 삼성 미래전략실장)가 최고경영자(CEO) 중 처음 아프리카를 찾은 뒤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경제가 성장가도를 달리는 데 주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인 10개국 중 6개국이 아프리카 국가였고, 또 2017년까지 가장 빠르게 성장할 20개국 중 11개가 아프리카 나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억달러를 투자해 올 7월 이집트에 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생산 기지인 TV공장을 준공했으며, 사하라사막 이남의 에티오피아에도 공장 건립을 고려하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지난 7월 나이지리아 가나 세네갈 탄자니아 수단 앙골라 등 8개국을 방문하는 등 작년부터 세 번째 아프리카를 찾아 영업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은 세계에서 가장 성장률이 가파른 지역인 아프리카에서 2015년까지 TV·가전 매출을 2012년의 4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윤 사장은 “아프리카는 우리가 생각하는 빈곤과 기아, 질병이 많은 곳이 아닌 기회의 땅“이라며 “우리 사업의 미래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아프리카 인적자원에도 투자하고 있다. 100명의 아프리카 젊은이들을 본사에 6개월간 연수를 보내는 ‘영리더 100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내년부터는 인턴도 뽑는다. 사람에게 투자해 중장기적으로 비즈니스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아프리카에서도 질주를 시작했다. 중동·아프리카 평판 TV 시장에서 2010년 39.1%, 2011년 40.7%, 지난해 46.9%를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45.2%에 달하는 점유율(매출 기준)을 기록했다.
TV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냉장고(23.4%)·세탁기(38.1%)·에어컨(26.5%) 3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한 삼성은 올 상반기에도 1등을 유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TV·가전 제품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30%에 달한다”고 말했다.
라고스(나이지리아)=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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