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성 기자 ] 최종범씨 자살 사건 등으로 삼성전자 제품을 수리하는 서비스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 환경 및 처우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서비스 소속 수리 기사 절반 이상이 심리 상담을 받아야할만큼 심각한 우울 증세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880명을 대상으로 우울척도(BDI-1) 등을 조사한 결과, 심리 상담이 필요한 수준인 중증도 이상 우울 증세를 보인 노동자가 53.9%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연구소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명숙·은수미 의원실과 함께 지난 5∼6일 양일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전체의 34.8%는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고, 4.5%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자살 충동을 느낀 노동자의 72.7% 및 자살시도자 50%는 그 이유를 직장 내 문제라고 답했다. 고객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인격 무시 및 욕설, 폭언, 신체적 위협 등 다양한 폭력에 시달렸다는게 주요 원인이었다.
88.7%는 고객 등으로부터 무리한 수리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고 인격 무시(87.8%), 욕설 (85.9%), 신체적 위협(43.8%) 등으로 근무시 고통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사실을 삼성전자서비스 사측에 알려도 43.9%는 "그냥 참으라", 20.6%는 "시비를 가리지 말고 무조건 사과하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진술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관계자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절반 이상이 정신 건강 측면에서 매우 위험하다"면서 "이는 지난해부터 3명이 자살한 사회복지공무원 설문조사 결과, 43%가 심리상담을 필요로한 것과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염려했다.
한편 최종범씨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지난 3일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삼성전자의 공개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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