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경제, 과메기 덕분에 '신바람'

입력 2013-12-16 21:14   수정 2013-12-17 03:49

주말 하루 관광객 5000명…음식점 매출 작년보다 20% 늘 듯


[ 포항=하인식 기자 ]
“과메기를 처음 먹었을 때는 비린 맛에 부담도 됐지만 일단 맛을 들이니 씹을수록 기름지면서도 고소한 맛에 중독됐습니다.”

16일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과메기 문화거리. 서울 마포에 사는 김민수 씨(33)는 “지난 겨울에 맛본 과메기를 잊을 수 없어 휴가를 내 올겨울에도 포항을 찾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말인 지난 15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5000여명의 관광객이 구룡포를 찾았다. 이날 하루 공급 물량 1300㎏의 과메기(2000만원 상당)가 모두 팔려 늦게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헛걸음쳤다.

○과메기 10% 증가한 5500t

겨울철 입맛을 돋우는 ‘과메기’가 철강 경기 침체로 활기를 잃고 있는 포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상인들은 “올해는 예년보다 추운 겨울 한파에 과메기 맛도 좋다”며 “예년보다 20%가량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항은 전국 과메기 생산량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최대 집산지다. 구룡포, 장기, 호미곶 일원에 600여개 생산업체가 있다. 이 중 구룡포에만 80% 넘게 몰려 있다. 과메기는 지난해와 비슷한 20마리 한 두름(1㎏)에 도매가로 지난해보다 15%가량 오른 1만5000원 선. 식당에서 파는 상추 파 김 미역 초장이 포함된 10마리 1세트는 소매가로 2만5000원, 20마리 세트는 3만5000원이다.

포항시와 구룡포 과메기조합법인은 올 겨울철 과메기 생산량은 5500t, 매출은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점돌 구룡포 과메기협회장(61)은 “일본의 원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 여파로 판매 초기에는 애를 먹기도 했지만 지금은 포항 과메기가 안전한 것으로 판명나면서 과메기 미식가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철강 경기 침체로 포항 경기가 예전 같지 않지만 과메기 덕에 시름을 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음식 개발, 테마관광도 추진

올 들어 과메기 음식도 다양하게 개발되면서 과메기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과메기 회무침’ ‘과메기 초밥’ ‘과메기 보쌈’ ‘과메기 튀김’ 등이 새롭게 선보인 음식들이다. 2007년부터는 미국 일본 중국 태국에도 수출하고 있다.

포항시는 생산과 판매, 운송 등 과메기 산업 전반에 걸친 경제파급효과가 한 해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시에 따르면 지역 내 600여개 과메기 가공업소에서 일하는 인력만 업소당 평균 6명으로 3600여명에 이른다. 50개 정도의 과메기 전문식당을 포함, 과메기를 취급하는 식당은 6000여개에 이른다는 점에서 이를 포함할 경우 과메기로 인한 고용 창출은 2만~3만여명에 달한다는 게 포항시의 설명이다.

포항시는 2015년까지 300억원을 들여 구룡포 일대에 14만2000㎡ 규모의 ‘과메기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생산·가공·유통·체험관광 등이 어우러진 종합 테마 관광단지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겨울철 포항의 특산품인 과메기를 세계적인 한류 식품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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