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인애 NK 지식인연대 부대표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법학전문대학원과 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이 공동 주최한 '2013 북한 인권의 밤' 세미나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북한 대학 교수 출신인 그는 "이번 장성택 숙청은 북한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 것"이라며 "이는 경제적으로 바닥이고 민심이 별로 좋지 않은데다가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지 얼마 되지 않는 과도기라는 점에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현 부대표는 이런 점에서 장성택을 숙청한 김정은 체제의 상황이 한국전쟁 휴전 후 김일성이 소련파와 연안파를 숙청했던 1956∼1957년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장성택을 체포한 후 처형을 전격적으로 단행한 점도 당시 경험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950년대 소련파·연안파 처단 당시에는 소련과 중국이 일부 인사들의 구명에 나섰고 이 때문에 숙청을 '속전 속결'로 하지 못해 효과가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현 부대표는 "장성택은 어차피 곁가지였으므로 청산될 운명이었다"며 다만 "이렇게 강도 높은 비난과 함께 전격적으로, 또 이렇게 가혹하게 했다는 점이 놀라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김정은이 아닌 사람은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며 "이번 숙청으로 북한 체제가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내적 충성심은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장성택의 처형에 대해 "2009년 김정은이 후계자로 정해진 후 시작된 승계 과정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정일이 세 아들 중 막내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택한 이유로 "가장 아버지의 노선을 잘 유지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할아버지(김일성)를 닮았다는 점"을 꼽으며 "북한 정권의 본성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벌링게임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데이비드 호크 뉴욕시립대 교수와 애덤 존슨 스탠퍼드대 교수 등도 발제자로 나와서 북한의 강제수용소 상황, 유엔의 북한 인권 관련 조사 현황, 탈북자들의 경험담, 북한 인권 관련 미국 정치권의 움직임 등을 소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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