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영 기자] 훤칠한 키에 선해 보이는 인상, 중저 톤의 편안한 목소리, 사랑하는 여자를 묵묵히 지켜주는 남자. 흔히 여자들이 말하는 이상형의 조건이다.
이런 생각의 조각들을 나열할 때면 슬그머니 머리 속을 스쳐가는 이가 있다. ‘조강지처 클럽’, ‘천일의 약속’, ‘신들의 만찬’, ‘마의’, ‘결혼의 여신’ 등에서 여주인공에게 한없이 다정했던 남자, 바로 이상우다.
드라마 속 스타들의 근사한 모습은 단지 픽션에서만 비춰지는 1차원적인 경우도 많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배우 이상우는 빛나는 외모에 그치지 않았다. 자신에 비해 심히 겸손하고, 생각까지 올바른 배우였다
그의 매력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드라마 제작발표회나 자선행사,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보여준 엉뚱하고도 귀여운 모습들은 자상한 남자의 이미지와 상반된 또 다른 ‘마력’으로 다가온다.
이토록 다양한 매력 포인트를 지닌 탓에 팬들은 그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을 정도. 하지만 연기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는 항상 진지한 마음으로 임하는 프로다운 면모도 갖추고 있었다.
흔히 사람의 눈을 보면 진심이 보인다고들 한다. 그것을 현실로 보여주듯 이상우는 표정과 눈빛에서 진실함이 묻어난다. 연일 이어지는 드라마 촬영 탓에 피곤할 법도 하지만 그가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는 열과 성의가 느껴졌다.
긴 시간 대화 중 알게 된 점은 그가 아무리 바빠져도 한결 같이 팬들을 챙긴다는 것이었다. 대본 연습을 하다가 쉬는 시간엔 팬 미팅에서 불러줄 만한 노래를 준비를 하고, 브라운관 속 그의 모습에 갈증을 느끼는 팬들을 위해 휴식 없이 후속작에 착수하는 모습이었다. 그 만큼 자신을 아껴주는 팬들에게 표현할 줄 알고 또 감사하는 배우다.
‘따뜻한 말 한마디’로 돌아온 이상우
이상우는 185cm라는 훤칠한 키와 건강한 체격에 드라마에서 줄곧 자상하면서도 바른 성품을 지닌 엄친아 이미지를 보여왔다.
그 동안 출연했던 드라마에서는 외모와 능력까지 갖출 것은 다 갖추었지만 한 여자에 대한 감정을 조용히 품어야만 하는 역할이 많았다. 한 남자에게 버림 받은 여자에게도 한없이 따뜻했고, 다른 남자를 짝사랑하는 여자를 묵묵히 지켜주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함께 가슴 졸이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다.
그러던 그가 이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 앞에 나섰다. 불륜을 저지르고도 당당한 이기적인 시골 남자 역할을 맡은 것. 먼저 바람을 피웠지만 아내와의 말다툼에 한 마디도 지지 않는 다혈질 캐릭터로 변신해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그가 ‘따뜻한 말 한마디’를 선택하게 된 계기도 바로 극중 인물이 기존에 했던 것과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다소 촌스럽고 감정에 솔직한 성수라는 역할이 이상우에게 또 다른 이미지를 형성하면서 연기로서도 한층 성숙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하명희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도 컸다. 그녀의 전작 ‘우리 결혼할 수 있을까’에서 현실적인 대사들을 매우 인상 깊게 본 이상우는 이번 작품 역시 그녀의 것이라는 점에 믿음이 갔다고 밝혔다.
“시놉만 봤을 때는 그냥 불륜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직접 대본을 보니까 전혀 다른 느낌이에요. 불륜으로 위태위태한 부부가 오히려 더 잘해보려고 하는 좋은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죠. 그러면서 누구나 쉽게 다가가고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라 더 괜찮았어요”
드라마 ‘마의’와 ‘신들의 만찬’에 이어 ‘따뜻한 말 한마디’로 전작이 끝나기가 무섭게 휴식 없이 새로운 작품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드라마 ‘마의’를 마치고는 한 두 달을 쉴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마의’나 ’결혼의 여신’이나 역할에 비해 극 중 대사와 비중이 많지 않은 터라 팬 분들이 많이 아쉬워 하더라고요. 막상 새로운 제의들을 받으니 이 작품을 하면 팬들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겠구나 했죠. 팬 카페에 팬들에게 약속해놓은 것도 있고, 체력적으로도 버텨볼 만 해서 도전하게 됐어요. 작품들이 워낙 좋은 것들이기도 하고요”
성수 연기를 맡으면서 가장 힘든 점은 새로운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었다. “드라마 미팅 때 감독님과 작가님이 이런 역할을 해본 적이 없는데 잘 할 수 있겠냐는 격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저를 믿고 계신 많은 분들에게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았죠. 그래서 틈나는 대로 대본을 보면서 인물을 연구하고 있어요. 무엇 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저한테 지고 싶지 않고요”
상대배우 한혜진과의 호흡은 잘 맞는 편이다. “적당히 활발하면서 상대배우에게 잘 맞춰주는 성격이신 것 같아요. 드라마를 할 때마다 느끼지만 제가 인복이 좀 있어서 주변 파트너나 스태프들을 항상 좋은 분들만 만나요. 전 작품에서 만난 성유리씨나 남상미씨도 배울 게 많은 파트너이자 조력자였던 것 같아요”
극중 딸 채미양을 유독 예뻐하는 모습들이 종종 현장포토를 통해 포착되는 이상우. 결혼 적령기에 이르며 그의 연애나 결혼에 대한 궁금증들이 난무하지만 이상우 본인은 아직까지 연애나 결혼에 대한 욕심은 없다. 지금은 그저 배우 이상우로서 연기에 더 매진하고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
그가 출연한 드라마들을 살펴보면 운명에 대해 서로 다르게 정의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결혼의 여신’에서 ‘운명은 정해져 있다’라는 의미라면, ‘따뜻한 말 한마디’는 ‘운명은 선택에 따라 바뀐다’는 메시지를 담는다.
이에 대해 이상우는 ‘쿨한 로캔틱 가이’, 철저한 운명론자였다. ‘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 된다’는 식이다. 즉, ‘만날 사람은 만나게 돼 있고, 헤어질 사람은 어떻게 해도 헤어진다’는 것.
배우로서의 그에게는 작품도 마찬가지다. “작품을 어떤 걸 하고 싶느냐가 아니라 한 작품을 만나 선택할 수 있다면 그게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제의가 들어와도 무조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시간이나 기타 조건 이런 것들이 소소하게 잘 맞아야 할 수 있으니까요”
그의 말처럼 ‘따뜻한 말 한마디’라는 작품을 만난 것도, 성수라는 역할을 하게 된 것도 이상우에게는 ‘만날 수밖에 없었던 운명’이었던 듯 하다.
그 동안의 작품들, 이상우의 History
배우 이상우는 데뷔부터 현재까지 그는 어떤 작품들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났고, 어떠한 모습들을 보여왔을까. 그가 만난 ‘운명 같은’ 작품들에 대해 좀더 면밀하게 살펴보자.
이상우는 2005년 KBS 드라마 ‘열 여덟 스물 아홉’로 데뷔하며 연예계에 첫 등단했다. 극 중 강상영(류수영 분)의 동생으로 청각장애를 안고 태어났지만 두뇌가 명석하고 해맑은 미소를 지닌 강봉규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그의 존재감을 알렸다.
같은 해 KBS 드라마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2005~2006)에도 출연하며 한 해에 두 개의 작품을 맡는, 신인배우로서는 쉽게 갖지 못할 행운을 거머쥐었다. 갤러리를 운영하는 젊은 C.E.O 이상우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차가운 모습을 지녔지만 유독 한 여자 앞에서만은 흔들리는 어딘지 모르게 보호해 주고 싶은 남자를 그려내 여심을 사로잡았다.
드라마에서의 인기가 종횡무진하자, 이상우는 스크린에도 발을 뻗기 시작한다. 그는 영화 ‘청춘만화’(2006)에서도 꽤 존재감 있는 역할을 소화해 냈다. 극중 지환(권상우 분)과 달래(김하늘 분) 사이에서 질투심을 유발하는 달래의 친구 문영훈 역을 맡은 것. 달래의 태권도 친구이면서도 과대표, 만능스포츠맨이었던 이상우를 누구나 기억할 만큼 영화 데뷔작부터 그의 존재감은 빛이 났다.
같은 해 영화 ‘내 청춘에게 고함’(2006)에서는 26살의 공중전화박스를 수리, 수거하는 일을 하는 근우 역으로 등장한다. 극 중에서 이상우는 남의 전화 통화 내용을 몰래 엿듣다가 우연히 알게 된 여인(양은용)에게 집착하고 집으로 찾아가 사랑을 고백하는 무모한 20대 청년을 그렸다.
이듬해 MBC 드라마 ‘9회말 2아웃’(2007)에서는 반듯하고 주변을 잘 챙기는, 배려 깊은 성품을 지닌 이준모 역할을 맡게 된다. 이 때부터 그만의 캐릭터가 차차 자리 잡혀나가기 시작한다. 극중에서 이상우는 홍난희(수애 분)와 헤어지고 미국으로 떠난 후, 멋있는 남자로 돌아올 만큼 열정과 승부욕이 강한 남자 연기를 보여주었다. 라이벌 회사에 근무하는 변형태(이정진 분)와 은근한 경쟁구도를 이루며 시청자들의 심리를 쥐락펴락하는 데에 이르기도 한다.
SBS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2007~2008) 에서는 나화신(오현경 분)을 잊지 못하는 재벌가 아들 구세주 역으로 출연한다. 남편의 외도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화신의 새 애인으로 등장하며 드라마에 극적 긴장감을 더해주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조강지처 클럽은 시청률 40%를 넘기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 작품을 시작으로 이상우는 본격적으로 시청자들의 뇌리 속에 깊이 자리잡게 되었다.
이상우는 이어 영화 ‘흑심모녀’(2008)에서 세 여자가 살고 있는 집에 들어와 동거하며 좌충우돌 로맨스를 펼치는 남자 준으로 출연한다. 그는 과일을 파는 남희(심혜진 분)을 위해 기꺼이 물에 뛰어들어 사과를 건져내는 등 무모할 정도로 순수한 면과 샤워신으로 공개된 탄탄한 근육을 통해 섹시함을 동시에 드러냈다. 해맑은 미소로 보호본능을 자극시키는 동시에 과일 배달 등을 척척 해내며 건강한 젊음의 매력도 발산한다.
2009년에는 KBS 드라마 ‘집으로 가는 길’에서 바쁜 일에 치여 사생활도 뒷전인 독립 프로덕션의 PD 유현수 역으로 등장한다. 부모님에게는 항상 착한 아들이면서도 첫사랑 수인(장신영 분)을 잊지 못하는 일편단심의 남자를 연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같은 해 영화 ‘펜트하우스’(2009)에서 이상우는 성공한 외국계 금융 전문가 진혁을 연기했다. 은밀하고 자극적인 사생활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주인공 세 남자 중 한 명인 그는 자신의 오랜 첫사랑인 친구 민석(조동혁 분)의 아내 수연(이민정 분)과 은밀한 관계에 빠진다. 이처럼 은밀하고 이기적인 남자로 변신을 시도하며 그의 연기도 한 단계씩 성숙해 나가기 시작했다.
한편, 드라마 SBS ‘망설이지마’(2009~2010)에서는 주식회사 델리슈의 후계자이자 촉망 받는 천재 파티셰 한태우를, ‘인생은 아름다워’(2010)에서는 34살의 사진작가 경수를 연기한다. 이 둘은 공통적으로 가족에 대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강인한 겉모습 뒤에 감춰진 외로움을 각각 여인 수현(이태임 분)을 통해, 또 은밀한 우정의 친구 양태섭(송창의 분)을 통해 달랜다.
2011년 KBS ‘사랑을 믿어요’에서 이상우의 연기는 점차 무르익어간다. 미술관 관장 한승우 역을 맡은 그는 이미 김동훈(이재룡)과 가정을 꾸린 서혜진(박주미 분)과의 미묘한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두 부부는 위기를 딛고 더 큰 사랑으로 발전하는 부부의 모습으로 결말을 맺었지만 섬세한 애정 공세를 펼친 이상우의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았다.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와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 SBS ‘천일의 약속’(2011)에서는 이서연(수애 분)의 사촌오빠이자 박지형(김래원 분)의 중고등학교 친구 장재민 역을 맡았다. 이상우는 극 중 지형과 서연 사이에서 모든 사건의 전말을 알고 그들의 연결고리가 되었다. 그의 섬세함과 따스한 눈빛연기는 주연을 능가할 정도의 매력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는 평을 받았다.
2012년, MBC ‘신들의 만찬’에서 이상우는 죽은 쌍둥이 형의 꿈을 대신해 요리사가 되는 김도윤 을 연기한다. 전세계적으로 막강한 파워를 지닌 요리사가 되어 고준영(성유리 분)을 여자를 사랑하게 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사랑은 일방적임에 그치고 만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주말 드라마 주인공으로서 존재감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같은 해 MBC ‘마의’(2012~2013)에서는 약관의 나이로 과거에 합격한 뛰어난 인재, 이성하 역으로 안방극장에 올랐다. 어린 시절 오누이처럼 지낸 지녕(이요원 분)을 마음에 두지만 이번 역시 사랑을 이루지는 못한다.
이상우는 본인이 맡은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역할로 이성하를 꼽았다. 그는 사랑하는 이를 마음에 품고, 앓기만 하던 인물 이성하에게 가장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작품을 할 때 그는 이병훈 감독이 연출한 '동이'를 보며 사극을 연구했다고 밝혔다. 사극 속 인물로 변신의 기회를 준 ‘마의’는 이상우에게 연기자로서 모든 면들이 성숙되고 발전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SBS 결혼의 여신(2013)에서 그가 맡은 김현우는 이태리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돌아온 실력 있는 건축가로 건축 사무소의 부대표다. 제주도에서 우연히 만난 송지혜(남상미 분)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힘든 나날을 보내지만 먼 길을 돌아 둘은 제주도에서 재회하며 열린 결말을 맺는다.
그리고 지난 12월2일 첫 방영을 시작한 ‘따뜻한 말 한마디’. 모든 상처와 장애를 끌어안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슬아슬 외줄 타기를 하는 결혼생활의 현실을 그린 드라마다. 이상우와 함께 한혜진, 지진희, 김지수의 빵빵한 캐스팅과 최영훈 연출, 하명희 작가 팬들의 지지를 얻으며 인기를 예상하고 있다.
이상우는 이외에도 연극 ‘청춘예찬’에서 워십 공연, CF는 코카콜라, 대한항공 연인 편, 미래파 화장품, 00700, 카스 1~5편, 백세주 선배 편, 아락실, 보닌 등에 출연했다. 뮤직비디오는 김건모의 ‘잔소리’, 오현란의 ‘한 사람을 사랑하다’, Fly to the sky의 ‘My Angel’과 ‘오늘도 이쁜 걸’ 등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엉뚱함이 최고의 매력! 신호등이 애장품?
이상우는 드라마 제작 발표회 때마다 도자기, 스머프, 신호등까지 독특하고 색다른 소품을 들고 나와 화제가 됐다. 행사 속 그가 들고 나온 애장품은 어떤 의미일까.
올해 ‘따뜻한 말 한마디’ 제작발표회에서 스타의 애장품으로 신호등을 들고 나온 이상우. “전에는 도자기 이런 걸 많이 냈는데 나중 되니까 조금 식상하더라고요. 드라마 찍느라고 미리 준비할 시간이 없었는데 그 전날 찾다 보니까 신호등이 있더라고요. 신호등은 두 개 다 10년 전에 샀는데 하나는 3~4년 전에 소장품으로 내고 하나는 낼까 말까 고민 하다가 이왕 좋은 일 하는 거 성의 없는 것 보다는 아끼는 걸로 내고 싶어서 신호등을 택했죠”
그의 독특하고도 엉뚱한 모습에 팬들은 ‘진심으로 신호등을 샀을까’, ‘가격은 얼마일까’라는 각양각색의 반응을 쏟아내곤 했다. “경매로 2개에 10만원 좀 안 됐던 것 같아요. 혹시나 될까 하고 입찰가를 올려놨는데 제가 낙찰돼서 집으로 왔더라고요. 전기를 연결하면 불이 들어오고, 예전 살던 집 거실에 꽉 찰 만큼 되게 커요”
매력의 결정판, 기타완주가 가능한 자작곡 ‘상어송’
이상우는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 ‘상어송’을 선보이기도 했다. “상어가 가재한테 물렸네. 그래서 죽었네. 그래서 건졌네. 상어는 두 마리, 가재는 세 마리, 상어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가사를 담고 있다.
다소 엉뚱하면서도 재미있는 이 곡은 실제로 그가 겪은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었다. “예전 회사 연못에 2~3년 간 철갑상어와 가재를 키웠는데, 어느 날 가재가 철갑상어를 물어 죽인거에요.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그대로 담아 기타를 치며 작곡을 하게 됐죠”
‘상어송’은 원래 팬 미팅 때 팬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소장하고 있던 작품이다. 하지만 드라마 분장실에서 한 번 부르고 난 뒤에 이를 재미있어 한 배우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야기를 꺼내면서 방송을 통해 공개하게 된 것. 그의 기타와 노래는 훌륭한 실력은 아니었지만 그만의 진지함과 엉뚱함이 큰 매력으로 작용하며 팬들의 반응은 이전 보다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팬들을 누구 보다 아끼는 배우
빼어난 외모에 멈출 수 없는 매력을 타고난 이상우. 이런 그의 모습에 사람들은 점점 더 헤어나올 수 없는 늪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적극적인 팬들의 사랑 덕분에 이상우는 여느 배우 보다 팬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이상우는 2월 일본 팬 미팅에 이어 그로부터 일주일 뒤 생일파티에는 팬들에게 불러줄 노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제 팬들은 굉장히 배려를 많이 해주시는 편이에요.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라 그런지 편하게 해주시면서 굉장히 잘해주세요. 정말 인복을 타고난 것 같아요. 제가 재능이 그렇게 뛰어난 배우는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팬들이 십시일반 모여서 아픈 아이들도 수술시키고, 봉사활동도 가고하는데 정말 감사하고, 또 팬들한테 많이 배워요.
하지만 그런 인복도 본인이 만드는 것이 아닐까. 어떠한 작품을 만나든지, 좋은 스태프들과 상대 배우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소중한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본인이 베푼 것들의 회귀일 것이다.
이상우, 그가 즐기는 모든 것
그의 평소 취미생활은 집안 일이다. “혼자 살다 보니까 하루 종일 쉬는 날이면 빨래와 청소를 미리 하는 편이에요. 원래 여름에는 웨이크나 겨울에는 보드를 타러 다녔는데 요즘에는 일을 하다 보니까 그냥 집에서 음악 듣고 반신욕하고, 맛 집 가고 하는 거 좋아해요”.
책과 영화는 큰 감명이라기 보다 그냥 편하게 볼 수 있는, 지루하지 않으면서 재미있는 요소가 있는 것을 즐긴다. “삶을 지루하게 하는 것들 것 싫어요. 주례도 좀 재미있게 하고 싶고. 재미있는 요소가 좀 있어야지. 그렇다고 너무 장난 같으면 안되고”
노래는 그저 ‘내 귀에 좋은 음악’이면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 선곡할 때 기준은 라디오에서 듣다가 좋은 음악들을 체크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책과 영화, 음악 한가지씩만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 영화로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책은 ‘카지노’, 음악은 ‘Those Bygone Years’을 꼽았다.
“‘Those Bygone Years’는 대만영화 O.S.T에요. 노래가 좋아서 영화를 보게 됐거든요. 순수한 시절의 첫사랑 같은 노래에요. 살아가면서 순수함을 잃어가니까. 이런 느낌의 노래가 좋아요”
그리고, 첫사랑
그렇다면 그가 말한 이상우의 순수한 시절 첫사랑은 어땠을까. 남자들의 그것은 더욱 특별하니만큼 조심스레 물었다. “나중에 생각나는 게 첫사랑이라면 첫사랑인 것 같아요. 헤어지고 나니까 생각나는 사람”
“예전에 일하기 직전에 20대 초반에 만났던 친구가 있었는데, 헤어지고 나서도 몇 년 동안은 생각나더라고요. 그 친구에게 잘해주지 못하고 헤어졌는데 1~2년이 후 어느 순간 갑자기 생각나서 싸이월드를 찾아보니까 결혼해서 아이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이 있는 거에요. 결혼을 했으니까 다시 돌이킬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인지 다른 친구들 보다 제일 생각나요”
엉뚱함 속에 순수함을 간직한 배우
연애를 할 때에는 사람 많은 곳에 잘 안가고, 주목 받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편이다. 같은 이유로 그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서도 다소 불편한 감을 표시했다.
“그나마 연기하는 건 좀 나은 게, 제가 드러나는 게 아니라 역할을 연기하는 거라 조금 덜 쑥스러워요. 그런데 제가 직접 나가는 예능이나 이런 건 조금 힘들어요. 제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그가 전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살아오면서 외모 때문에 혜택 받았다고 생각한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겸손의 태도를 보였다. “지금도 받고 있죠. 사실 제가 막 뛰어나게 잘한 것도 아닌데 제가 하면 더 좋게 봐주시더라고요. 동정하시는 건가?(웃음) 아무튼 조금만 뭘 해도 질책을 받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전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하죠”
그가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는 팬들의 힘이 컸다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연기에 매진할 거예요. 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꼭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라고 인터뷰의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다.
팬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로 촬영장을 후끈하게 만드는 이상우. 유리창에 입김이 서릴 만큼 추운 날 만났던 이상우는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진중함이 느껴져서 더욱 아름다운, 한겨울 손난로 같은 사람이었다.
겉모습 보다 감추어진 매력이 더 많은 그는 앞으로 새로운 장르와 역할로 수많은 변신이 기대되는 숨은 진주와 같은 배우다. 2014년에도 반짝일 그의 솔직한 인간미와 함께 그가 그려낼 멋진 활약을 기대해 본다.
의상: 엘번드레스
구두&가방: 탠디
시계: 잉거솔 시마론 IN6907RWH
헤어: 에스휴 김태훈
메이크업: 에스휴 송나래
포토: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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