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국민 MC' 송해 모델…또박또박한 말투로 고객에게 진정성 전달

입력 2013-12-19 06:58  

은행 부문

전국 누비며 방송활동
노익장 이미지 살려 꼬마모델과 조화도 강점




필자가 광고 현장에서 전략을 세울 때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유명 모델에 의존한 광고 전략에 반대한다. 그 이유는 첫째, 광고하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유명 모델의 이미지와 연계돼 브랜드가 모델의 이미지에 의존하게 된다. 둘째, 우리나라의 유명인들은 일단 이름이 크게 알려져 스타의 반열에 오르면 겹치기로 출연하는 광고의 숫자가 너무 많아진다. 따라서 브랜드 이미지에 혼란을 줄 수 있다. 셋째, 유명 모델에 의존하는 광고전략은 성공할 경우 그 속도가 빠른 만큼 실패도 빠를 수 있다. 광고 모델이 좋지 않은 사건에 연루돼 신문과 TV 뉴스에 등장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래서 나는 유명 모델에 의존하는 광고 표현 전략에 대해 ‘아이디어의 빈곤’이라 평하곤 했다.

특히 국내 은행 광고를 보면 유명인을 활용한 광고가 많다. 유명 배우, 스포츠 선수 등을 활용한 경우가 많다. 물론 IBK기업은행 광고도 유명 방송인 송해 씨를 등장시키기는 했다. 그러나 송해 씨를 등장시킨 IBK기업은행 광고는 다른 은행의 광고 표현과는 성격도 다르고 전략도 차별화된다.

우선 송해 씨는 ‘어르신’이라고 할 만큼 미수(米壽·88세)를 바라보는 나이이다. 다른 은행의 광고 모델들이 그 분야에서 톱클래스에 속하는 젊은이들이라면, 송해 씨는 어르신 중의 어르신이다. 또 그는 매주 일요일 정오가 되면 어김없이 우리의 거실에 나타난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나이 드신 분들과는 물론이고 젊은이 학생 어린이들과도 함께 어울리고 즐긴다. 대한민국 노익장(老益壯)의 대명사다. ‘사오정’(40~50대에 정년퇴직) ‘오륙도’(50~60대에 계속 회사에서 근무하면 도둑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직장생활의 수명이 짧은 시대에 흔치 않은 어르신이다. 그래서 한국 ‘아줌마’들의 우상이다. ‘우리 남편도 송해 선생같이 일했으면’ 하는 마음속의 바람이 숨어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이 아줌마들의 발길을 IBK기업은행으로 옮기게 했을지도 모른다.

둘째, 등장하는 모델의 조화다. 송해 씨의 파트너는 김유빈이라는 어린 아이다. 두 사람은 핵가족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또 두 사람의 나이 차를 따지면 강산이 여덟 번은 변했을 만한 시간이다. 역발상이다. TV 화면을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어르신과 꼬맹이’가 마케팅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마치 두 사람이 친구인 것같이 말이다. 아줌마들은 누구나 어린이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그래서 한국의 아줌마들은 엘리베이터나 길거리에서 꼬맹이들을 보면 머리를 쓰다듬고 싶어한다. 그리고 말을 걸고 인사를 한다. 대한민국의 아줌마들이 선망하는 어르신과 사랑스런 꼬맹이의 조합은 부조화가 아닌 ‘정말 잘 어울리는’ 조합인 것이다.

셋째, 일자리 부족과 동시에 청년실업이 문제가 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젊은이들의 취업 문제를 기업은행 광고에서는 국민 모두가 함께 해결할 문제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어르신 송해 씨의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말투와 그의 인생역정에서 느껴지는 진정성과 더불어 설득력을 더하는 마케팅 메시지다. 이런 점들이 다른 은행광고와는 다른 ‘송해 효과’를 낳았다.

IBK기업은행 광고에는 한 가지가 더 있다. 우리나라 광고에서 처음이 아닐까 싶은 수화가 등장한다. IBK기업은행 홍보팀의 정지영 과장이 직접 수화로 통역하고 있다. 현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등장함으로써 진정성을 더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이 광고 제작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진정성이 IBK기업은행의 이미지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거래할 수 있는 은행, 참 좋은 은행’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오주섭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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