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이화 유양석 회장 등 18명 수상
[ 이정선 기자 ]
“인간은 말이 아니기에 당근과 채찍의 조화는 필요 없다. 당근만 주면 충분하다.”
전기설비 자재를 생산하는 일본 미라이공업 창업자인 야마다 아키오 사장의 지론이다. 실제 미라이공업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복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직원 모두가 정규직 종신 고용이며, 정년 70세를 보장한다.
직원들은 하루 평균 7시간15분 동안 일하고 1년에 140일 이상의 휴가를 쓸 수 있다. 육아휴직 기간은 3년이다. 아이가 3명이면 9년을 쉴 수 있다. 직원들은 5년에 한 번씩 회사 부담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다. 이렇게 해도 회사가 망하지 않을까. 미라이공업은 1965년 창업 이래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알짜 회사다.
고급 청바지 브랜드 ‘디젤’로 널리 알려진 OTB그룹 창업자 렌조 로소의 인재 등용 철학은 ‘2등을 뽑자’이다. 로소는 “이미 성공한 사람들은 제자리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는 반면 성공에 목마른 사람들은 훨씬 더 단호하고 열정적”이라며 “의욕에 불타고 있는, 그리고 아직 실현시킬 꿈을 가지고 있는 ‘넘버2’를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성공하는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딘가 남다르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면서 이를 실천한 끝에 성공에 이른 사례가 다반사다.
국내 기업도 예외일 수 없다. 한국경제신문의 ‘2013 올해의 CEO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CEO들도 나름 고유한 경쟁력을 갖춘, 명실상부한 한국 기업 경영의 리더들이다. 위기 돌파력은 물론 지속 성장이 가능한 혁신,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 등을 두루 갖춘 리더를 발굴함으로써 스티브 잡스와 같은 세계적인 CEO를 육성하자는 것이 이 상의 제정 배경이다.
2009년 제정된 CEO 대상은 CEO의 경영철학, 리더십,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타 기업의 모범이 되는 우수 경영인을 수상자로 선정하고 있다. 경영인을 위한 축제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1000명의 경영인을 후보군으로 선정한 뒤 4단계에 걸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결정한다.
올해는 리더십경영, 지속가능경영, 글로벌경영, 가치경영, 사회공헌경영 등 총 13개 부문에서 18명의 기업가 및 단체장이 수상했다. 주요 수상자는 한일이화, 부산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신영자산운용, 팬코, 노사발전재단, 상주시, 청도군, 함평군, 한국금융연수원, 불스원, 한양증권, 한밭대학교, 시흥시, 유진크레베스, 영덕군, 학교법인 한국폴리텍, 까사미아 등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심사평-유창조 심사위원장 "리더가 갖춰야 할 7가지 덕목 주목"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는 ‘2013 올해의 CEO 대상’은 2009년 제정돼 올해로 5회째를 맞는다. 탁월한 경영 능력과 창조적인 경영 마인드로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의욕을 고취하고 있다.
마하트마 간디가 언급했던 7가지 사회 죄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개념을 바꾸어 설명하면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 된다.
첫째는 ‘노동 없는 부(wealth without work)’. 경영자는 시장의 욕구를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고객과 관계자를 만나면서 미래 사업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데 노력해야 한다. 둘째는 ‘윤리 없는 쾌락(pleasure without conscience)’이다. 경영자는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의 범위 내에서 경영을 즐겨야 한다. 셋째는 ‘성실함 없는 지식(knowledge without integrity)’으로 경영자는 자신의 경영전문 지식을 활용하되 정직함 잃지 말아야 한다. 넷째는 ‘도덕성 없는 사업(business without morality)’으로 최근 강조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해당한다. 다섯째는 ‘인간성 없는 과학(science without humanity)’으로 경영자는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최신 기술과 과학적 지식을 사용해야 한다. 여섯째는 ‘희생 없는 종교(religion without sacrifice)’로 이를 회사 경영에 적용하면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자신 기업의 희생도 감수할 수 있는 용기를 갖춰야 한다.
마지막은 ‘철학 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rinciples)’로 정치력을 갖춰야 함을 의미한다. 경영자는 기업의 미션과 비전에 맞는 명확한 원칙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
위기는 극복되기 위해서 존재한다.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모든 CEO는 최근 열악한 경영 환경에서 기회를 발견해 기업의 새로운 성장과 도약을 이끌어내고 궁극적으로 어려운 경제 환경에 처한 국민에게 즐거움과 새로운 희망을 전해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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