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성 기자 ] 삼성그룹 사장단이 오는 23~24일 1박 2일 합숙 세미나에 돌입한다. 연말마다 열리는 정기 세미나지만 급증하는 대내외 경영 위기 의식을 반영, 긴장감을 불어넣는 끝장토론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그룹 팀장(사장)급 수뇌부 및 계열사 사장단 등 40여명이 23일부터 경기도 용인 인력개발원에서 1박 2일간 워크숍을 진행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은 삼성이 창립기념일 휴일 대신 지정한 공식 휴일(일부 계열사 제외)이다. 하지만 사장단은 지난해부터 경영전략 세미나 방식을 출퇴근이 아닌 합숙 형태로 바꿨다. 이달 초 승진한 새내기 사장단들과 기존 '선배'들이 밤을 지새며 서로의 고충과 문제점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구체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 부회장이 전 계열사를 상대로 내년 경영환경 논의를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삼성의 성공 DNA'로 우뚝 선 전자 계열 회사와 화학, 금융 등 분야별 전략회의가 이어진다.
삼성가(家)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및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올해 승진한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 등은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미나 만찬장 참석 가능성은 열려 있다.
특히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 성장세가 점점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내수 시장은 올해 처음으로 스마트 기기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해외 점유율은 여전히 높지만 아이폰5S를 앞세운 애플이 중국 시장 등에서 무서운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고, 중국계 기업의 저가 제품 공세도 커지는 상황이다.
삼성도 모바일 외 의료기기 및 자동차IT 산업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아직 그룹 차원의 구체적인 로드맵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자 출신 사장 및 임원을 성과가 뒤쳐지는 여타 계열사로 발령냈지만 전자의 '성공 DNA'가 성공적으로 이식될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사장단이 계열별로 조를 이뤄 계열사간 전략 공조 등 세부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라면서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을 돌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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